▲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발로란트   출처: 라이엇게임즈
▲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발로란트   출처: 라이엇게임즈

최근 슈팅게임 유저들이 음성 채팅을 피하는 분위기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위해 도입한 기능이나 부적절한 유저를 거르지 못해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슈팅 장르는 실시간으로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팀원의 소통이 중요한데, 유저들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음성 채팅이 가능한 외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최근 슈팅게임들은 자체 시스템으로 음성 채팅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음성 채팅 기능을 끄거나 오직 텍스트만 활용해 게임에 참가하는 유저들이 늘어나는 것. 음성 채팅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음성 채팅은 텍스트와 달리 게임 방해 행위나 부적절한 언행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잦다. 텍스트의 경우 기록이 남아 제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음성의 경우 휘발성이 강해 증거 수집이 어려우며 금지어 같은 필터링도 적용되지 않는다.

▲ 오버워치2는 음성 채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어 매트릭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출처: 블리자드
▲ 오버워치2는 음성 채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어 매트릭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출처: 블리자드

실제로 음성 채팅 기능을 켜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부모님의 안부를 묻거나 눈살이 찌푸려지는 언행을 서슴없이 내뱉는 유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대화가 통하지 않으며 공격적인 대응은 십중팔구 싸움으로 번져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진다.

여성 유저들을 향한 성희롱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슈팅 장르를 즐기는 여성 유저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음성 채팅에서 높은 확률로 성희롱이나 게임과 관련 없는 추파를 보내는 경우가 잦다.

이에 게임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AI 음성 채팅 관리 기능을 추가하며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북미와 영어권 발로란트 유저를 대상으로 AI 음성 채팅 감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슷한 시기 블리자드는 오버워치2의 제재 시스템 방어 매트릭스를 소개한 바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엑스박스 보이스 리포팅 기능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엑스박스 보이스 리포팅 기능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의 시스템은 음성 채팅의 휘발성을 보완하기 위한 기능으로 볼 수 있다. 유저의 신고가 이뤄지는 즉시 음성을 기록하고 텍스트 전환 및 검토까지 빠르게 진행해 즉각적인 대처로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AI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유저가 상황을 판단하는 기능도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엑스박스에 보이스 리포팅 기능을 도입했다. 보이스 리포팅은 일종의 클립 기능으로 부적절한 음성 채팅을 신고하기 위해 60초가량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해당 영상을 엑스박스 안전 부서에 제출하면 검토 후 해당 유저를 제재한다.

게임사들의 준비는 훌륭한 편이나 음성 채팅의 제재 범위를 설정하고 오차를 줄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큰 문제는 제재의 범위인데, 예를 들어 공격적인 말투는 유저 성향에 따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위, 혹은 용납하기 어려운 게임 방해 행위가 될 수 있다.

▲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소통기능 제한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소통기능 제한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출처: 라이엇게임즈

AI 검토는 시스템을 악용해 텍스트 변환이 어렵도록 의미 없는 단어를 섞거나 묘한 뉘앙스로 인신공격을 가하는 등 불건전 행위가 더욱 악랄해질 수 있다. 시스템이 각종 언어를 학습하려면 적용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슈팅게임의 음성 채팅은 필수 기능으로 자리매김했으나 편의성과 별개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로 인해 게임성의 업그레이드가 아닌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과거 온라인게임 초창기에 텍스트 채팅이 사회적 문제로 언급되던 시기가 존재했는데, 음성 채팅 시스템 역시 성숙한 게임문화로 나아가기 위해 게임사와 유저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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