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고 한다. 점점 손글씨를 활용할 일은 줄어들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폰트로 개성이나 성격을 표현한다. 특히,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게임에서 폰트는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위메이드는 신작 MMORPG '미르M: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위해 부드러운 붓글씨 형태의 '전쟁과 모험체'를 개발했다. 게임 분위기와 조화를 이뤄 몰입감을 더하고 UI 배치와 어울리도록 적용해 가독성을 높인다.

이번 폰트는 타이포디자인센터와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폰트 제작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와 서면으로 작업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Q: '전쟁과 모험체' 제작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윤디자인그룹 타이포디자인센터의 정유권, 이찬솔, 김미래, 김류희로, 기업이나 브랜드의 전용서체와 플랫폼에 최적화된 서체에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다.

Q: 이전에도 게임 서체 개발 경험이 있는지?
A: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서체를 시작으로 시뮬레이션, RPG, 슈팅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서체 개발에 참여했다. 위메이드 CI/기업전용 서체 '인피니티 산스' 개발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Q: 미르M의 전용 서체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A: '전쟁과 모험체'는 소하 이천섭 선생의 세필 예서체 원도로 만들어진 '어진붓' 서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어진붓은 붓글씨 서체 중 하나로 부리와 맺음, 획과 획이 꺾이고 만나는 부분이 곡선으로 연결되어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환경에 바로 적용하기엔 굵기와 가독성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고 미르M의 환경에 맞춰 굵기를 더 두껍게 하고 초성의 크기변화를 최소화했다. 전쟁과 모험체는 모바일 화면에서 시각보정을 위해 크기감을 조정하고 최적화한 커스터마이징 서체다.

Q: 서체 제작을 위한 과정은 어떤가, 제작 기간도 궁금하다
A: 2021년 10월부터 시작해 2022년 4월 완료했다. 기성 서체를 바탕으로 최적화와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고 서체 구성을 2,350자에서 11,172자로 확장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춰 수정을 거쳤다. 

Q: 다른 서체와 차별화된 포인트가 궁금하다
A: 기존 게임 전용 서체는 서양 판타지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많아 펜글씨의 날카로운 형태다. 이와 달리 미르M은 전통적인 붓글씨의 부드러움과 안정감이 특징이고 단정한 인상을 준다. 

Q: 제작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인가
A: 서체의 굵기를 더 늘리는 경우가 가장 작업량이 많았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원본의 인상을 유지하며 가독성을 높이는 작업이었다. 형태와 비례를 수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며 작업했음에도 해상도와 렌더링 값의 영향으로 획이 뭉쳐 보이거나, 크기, 자간이 달라 보이는 부분이 있어 작업이 오래 걸렸다.

Q: 게임 서체 제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서체는 소리 없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유저의 몰입을 돕기 위해 게임의 콘셉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의 이미지가 서체에 묻어 나와야 하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잘 읽혀야 한다. 

근래에 게임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제목 서체와 정보를 전달하는 인게임 본문 서체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게임 엔진 같은 개발환경에 따라 한 가지 서체를 사용해야할 때가 있다. 이때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Q: 미르M에 개발한 서체가 적용된 것을 본 소감은 어떤가
A: 동양적인 판타지를 바탕으로 하는 미르M에 한글의 전통적 붓글씨 형태인 서체가 적용되어 게임의 분위기와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다. 꼼꼼한 검수와 피드백을 준 위메이드 담당자분들을 비롯해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함께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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