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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호 디렉터 "베리드 스타즈는 내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기사승인 2020.07.31  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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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는 다른 스토리가 전개될 겁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싱글플레이 콘솔게임이다. 라인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가 오랜 준비 끝에 시장에 나섰다. 진승호 디렉터가 회색도시2 이후 6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고, 콘솔 첫 도전작이기도 하다. 

최대 10명의 인력으로 콘솔에 뛰어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진승호 디렉터는 "모바일에 우리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절박함이 도전을 만들었다.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 베리드 스타즈가 탄생하는 과정이었다.

Q: 베리드 스타즈를 기획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에서 영감을 얻은 소재가 궁금하다.

동시에 답변할 수 있다. 지난 작품 이후 퇴사가 주요 계기이자 영감이었다. 소식이 알려지고 SNS 타임라인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올라왔는데, 그런 곳에서 내가 화제가 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이런 것을 이야기로 만들어봐도 재미있겠는데?' 싶더라. 베리드 스타즈는 그렇게 출발했다. 당시 상황을 그대로 살린 것은 아니고, 이야기로 발전시키면서 하나의 게임으로 완성했다.

Q: 지스타 발표 버전 이후 어떤 점이 추가되거나 달라졌나?

계속 텍스트 폴리싱을 하고 있었다. 더빙이 이미 들어간 부분을 제외한 곳을 작업했고, 카메라 연출 등에서도 추가 작업이 들어갔다.

Q: 디렉터의 전작인 검은방과 회색도시 시리즈에 비해 차이점을 꼽는다면?

전작들이 방탈출이라는 기본 룰을 깔고 갔다면, 이번에는 그런 점이 사라진 점이 핵심이다. 커뮤니케이션을 기본 시스템으로 이야기했는데, 기본적으로 키워드를 가지고 인물들과 대화하며 사건을 풀어나간다. 그 시스템이 게임의 중심을 잡고 있다.

Q: 극한의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연출이나 인물에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서바이벌 오디션이 기본적으로 경쟁을 소재로 한다. 대화를 구성할 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인간상을 그리려고 했다. 밝은 사람도 상황에 따라 변모하거나, 처음에 트롤러 같던 사람이 사실은 올바른 인물이었거나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사람이 가진 생각과 비밀이 등장하면서 이미지를 바꾸게 된다. 그 부분에 집중해 작업했고, 유저들에게 받아들여진다면 좋겠다. 

Q: 음악 제작에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OST는 검은방 시절부터 외주로 함께 해온 분이 있다. 게임의 기본적 룩앤필을 알려준 다음 어떤 상황에서 나오는 음악인지 래퍼런스를 전달한다. 기본적인 멜로디를 먼저 받은 다음,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업해나간다. 베리드 스타즈가 전작들과 다른 점은 하나의 테마를 변주해나가며 분위기에 맞게 곡이 바뀌는 작업을 꼽을 수 있다.

Q: 어드벤처가 비인기 장르인데, 계속 개발하는 이유가 있을까?

소규모 팀이다. 개발하면서 최대 10명을 넘은 적이 없다. 이 정도 프로덕션에서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어드벤처밖에 선택할 장르가 없더라. 규모가 가장 큰 이유 같다.

Q: 글이 많이 나오는 게임인데, 요즘은 텍스트를 다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들지 않나.

우리도 자주 고민한다. 특히, 베리드 스타즈는 타임라인 개념이 있어서 스크롤을 넘겨가며 글을 읽어야 하는데, 글을 안 읽는 사람도 읽게 할 뚜렷한 묘책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성향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다만 가독성이나 중언부언 개선 등은 노력하는 편이다.

Q: 시나리오를 혼자 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인가?

전작들 대본을 혼자 쓴 건 맞지만 사이드 스토리는 같이 해준 사람이 있었다. 베리드 스타즈도 SNS 파트 담당이 따로 있다. 기본적인 뼈대를 만들어서 보내면 내용을 써주고, 다시 내가 받아서 첨삭하는 방식이다. 혼자 다 했다고 보긴 어렵다. 대화량이 굉장히 많아서, 혼자였다면 아직도 쓰고 있었을 것이다. 

Q: 후반 스토리는 지스타 시연 버전의 초반 이야기와 비슷한 흐름으로 가게 되나?

처음 공개된 캐릭터 설정이나 시놉시스에서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가늠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좀 틀어져서 간다. 처음에는 데스게임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Q: 지금 공개된 커버 이미지나 메인 아트워크 중에서, 다른 인물은 다 등장하는데 신승연 PD는 종종 삭제될 때가 있다. 비밀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원래는 내 이름을 딴 남자 캐릭터였는데, 너무 노골적이라 여자로 바꿨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민망한 부분도 있다. 이미지를 제작할 때 구도나 칸이 애매하면 빠지는 인물이 신승연인 것도 그것 때문이다.

Q: 시나리오 작법에 개인적인 비결이 있나?

내 경우는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한다. 결말부에 어떤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만드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만든 게임은 모두 그런 방식을 썼다. 

Q: 콘솔 3개 플랫폼으로 나오는데, 각각 차이가 있나?

성능에 따른 퍼포먼스 차이가 있다. 굳이 구분하자면 PS4가 제일 상급 퀄리티다. 스위치는 약간 화면 효과를 덜 쓴 정도인데 스크린샷을 직접 비교하지 않으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PS Vita는 처음 생각보다 사양이 많이 낮더라. 화면 효과나 텍스처 해상도 최적화가 이루어졌고, 일본어 음성이 빠졌다.  

Q: 콘솔로 개발하게 된 계기는?

첫 이유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절박함이었다. 지난 경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 우리 자리가 없겠구나 싶었다. 베리드 스타즈 첫 기획에서 과금모델에 고민도 굉장히 많았는데, 콘솔 제안을 받으면서 문제가 싹 사라졌다. 게임에만 집중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Q: PS Vita 플랫폼으로 내겠다고 한 것에 후회는 없나?

첫 공개할 때 이미 PS4와 Vita로 선보이겠다 공언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사람은 발언에 신중해야겠다 싶다. 그때까지만 해도 운용이 좀 되던 기기였다. 휴대용 기기 체험이 모바일과 비슷하겠다는 생각도 했고. 사양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말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Q: 스팀 플랫폼 출시 계획은 없나?

생각은 하고 있지만, 흥행 여부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콘솔 반응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은 어렵다.

Q: 차기작도 구상하고 있는지, 플랫폼은 계속 콘솔에 중점을 둘 것인지 궁금하다.

패키지를 만들고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후반 작업과 고민이 개발 뒷부분을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힘겹게 만들어낸 이상 다음에도 당연히 콘솔이 맞다. 차세대 콘솔이 출시를 앞둔 상황이니 차기 작품을 개발한다면 그쪽을 생각하고 있다. 개발 기간도 고려해야 하니까.

다만 PS5가 나올 경우 닌텐도 스위치와 사양 차이가 많이 나지 않겠나. 멀티플랫폼 개발이 가능할지 아직 불확실하다. 상용 엔진들의 차세대 지원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일단 상황을 관망하려 한다. 

Q: 개발 기간이 길었는데, 인상 깊은 경험도 많았을 것 같다.

콘솔 실물 패키지나 한정판을 제작해 내는 것이 우리에게는 특이한 경험이었다. 패키지를 낼 거면 굉장히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콘솔에 도전하는 개발자 분들에게 팁을 하나 드리자면, 닌텐도 스위치로 내려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그런 사람이 있어서 가능했다.

Q: 콘솔 개발자를 위해 힘들었던 점을 더 말해줄 수 있을까?

인터페이스가 다르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콘솔은 패드 인터페이스를 통해 조작하는데, 모바일에서 손으로 터치하는 것과 문법 차이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지금 도전하는 분들도 골치가 아플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정판 패키지도 이슈가 됐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기획인데.

현물을 만드는 것에 로망이 있었다. 라인게임즈 디자인팀이나 사업지원실 등과 의논해 내용물을 결정했다. 충무로 인쇄소에 함께 가서 감리 작업을 하기도 했다.

Q: 얼마 전 예약구매를 오픈했는데 일반판까지 금세 물량이 소진됐다. 이 정도 예약 속도를 예상했는지, 물량을 적게 내놓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기대야 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물량을 그렇게 부족하게 찍진 않았다. 국내에서 개발하는 콘솔게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크지 않았나 싶다. 

후반부에 스트리밍 녹화 금지구간이 나온다, 생방송은 가능

Q: 스트리밍 제한 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검은방2 출시 전에 한줄짜리 티저를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아래에 '범인은 XXX'라고 댓글이 달리더라. 이동통신사 사전 체험단 중 한 분이 욕망을 참지 못하고 스포일러를 해버린 것이다. 스토리가 중요하다 보니 스포일러 우려가 따라오는데, 게임 스트리밍은 이제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원천 금지는 효력도 없을 뿐더러 흐름에 저항하는 것이다.

후반부쯤에 '여기서부터는 다시보기 업로드가 불가능하다'는 안내 화면이 5초 정도 나온다. 버튼을 눌러야 넘어간다.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송출과 게시가 가능한데, 안내 화면 뒤는 생방송으로만 진행할 수 있다. 회사와 여러 논의를 거친 결과 나온 정책이다.

Q: 2차창작 허용 범위를 따로 지정할 생각인가?

우리가 허용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만일 우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다면 나눠먹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웃음) 그럴 일은 웬만하면 없으니 그레이존으로 놔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Q: 해외는 패키지 출시 계획이 아직 없던데,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이유는? 일본어 성우 캐스팅 과정도 궁금하다.

DL판으로는 북미, 유럽 지역도 같은 날 출시된다. '한국만으로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문제 의식이 컸다. 어드벤처 장르를 콘솔 패키지로 판매하는 것에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해외에 도전할 때 준비가 부족한 채로 진행된 적이 많았는데, 문제의식이 공감이 돼서 외국어 텍스트나 음성을 탑게하게 됐다.  

일본어는 에이전시 도움을 많이 받아가며 캐스팅했다. 한국은 성우 대부분이 프리랜서지만 일본은 에이전시가 있어서 협상을 통해 인선을 결정하는 것이 차이다. 그 결과 원했던 느낌의 성우들을 대부분 캐스팅한 것 같다. 

Q: 혹시 DLC를 판매할 게획도 있나?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감안하지 않았다.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Q: 다 풀지 못한 스토리를 소설이나 라디오드라마 등으로 내놓 계획은 없나?

무엇보다 흥행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게임이 많은 유저에게 사랑을 받고, 궁금하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면 다른 방식으로 뒷이야기나 외전을 풀 수도 있겠다.

Q: 소통을 원하는 유저들도 많은데, 온라인 등에서 만남 행사를 가져볼 계획은 없나.

기본적으로는 게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 다만 나중에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으면 다른 자리를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 물어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복 받은 일인데, 조리 있게 이야기하질 못하다 보니 게임으로 말하려는 편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랜 시간이 걸린 끝에 이런 날이 온다는 것이 놀랍다. 굉장히 길고 어렵게 말을 준비해 던지는 과정이었다. 첫 공개부터 지금까지 오는 동안 많은 유저가 관심을 보여서 무엇보다 큰 감사를 느낀다. 플레이해주시는 모든 유저들에게, 베리드 스타즈가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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