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사냥을 돌려놓고 아침에 깨면 재미있는 풍경을 보게 된다. 마을 부활리젠 지점에 수많은 캐릭터들이 군대 연병장 점호마냥 아름답게 열을 맞춰 서 있는 것. 물약을 가득 채워도 자는 도중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죽은 캐릭터가 하나둘 모인 결과다.

리니지2M이 출시된 지 일주일, 유저들은 레벨업에 여념이 없다. 상위권 유저들은 40레벨을 돌파했고 가장 많은 유저가 30레벨대 중후반 지점에서 분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접속을 유지하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엔씨소프트의 보상 지원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리니지M에서 그다지 환영받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버프 개념이지만, 없을 경우 사실상 사냥이 의미 없어지는 개념에 가까웠다. 헤비 유저들의 필수 과금상품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리니지2M에도 같은 시스템이 도입된 것을 보고 걱정이 밀려온 것도 사실이다.

주말을 기점으로 걱정이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푸시 보상이 정신 없이 들어왔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점심 시간마다 오고, 저녁 시간마다 오고, 주말을 마무리한다고 또 들어왔다. 각종 사냥용 주문서와 뽑기 카드도 함께였다. 주말이 끝나고 보상 지급은 멈추지 않는다.

덕택에 한 가지 사실을 빠르게 알았다. 아인하사드 축복의 최대 한도가 9999라는 것. 소모하는 속도보다 보상이 많이 와서 더 받지도 못하고 축복을 버리게 되는 일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불만이었던 아데나 수급 역시 꾸준히 따라왔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디온 영지 후반 지역부터 조금씩 떨어지고, 기란에 접어들면서 소모 속도가 체감이 된다. 소모 타이밍에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선물이 이어진다면 사냥에서 아인하사드 걱정을 할 일은 한참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치 때문에 버려지는 선물은 조금 아깝다.

'재난구조키트'
'재난구조키트'

또 하나 주목할 점은 2일차부터 추가된 블랙프라이데이 패키지다.

그전까지 존재한 패키지는 한두 개 구입만으로 거의 변화를 느끼기 힘들었다. 몇십만 원을 지불해도 만족스러운 리워드가 없다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블랙프라이데이 패키지는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이었던 장신구와 컬렉션을 비교적 고효율로 지급하면서, 확실하게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준다.

가장 큰 미덕은 다이아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2천 다이아를 바로 캐시로 갖추려면 55,000원으로 만만한 가격이 아니지만, 다이아는 과금하지 않아도 거래소 판매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출시와 함께 꾸준히, 그리고 영리하게 플레이한 무과금 유저는 적어도 1천 다이아 이상 보유할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몇 배도 가능했다.

거래소를 통해 모은 다이아에 약간을 더해 패키지 하나를 구매했고, 테스트를 위한 추가 구매까지 총 2개를 갖췄다. 결과물은 귀걸이 하나 +6 강화 성공에 그외 주요 장신구 +3 정도.

강화 확률 변동성이 심한 것은 태생적 불만이지만 같은 장소에서 사냥을 진행해본 결과 이 정도면 게임의 질이 달라지는 수준이 맞다. 특히 오브로 플레이하는 입장에서 에바의 인장 강화는 가뭄의 단비 수준이다.

엔씨소프트가 무과금 및 소과금의 완충 작용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꾸준히 지급받는 클래스와 아가시온 뽑기는 몇장만으로 고등급을 노리기에 확률이 너무 낮다. 하지만 스탯 성장 관점에서는 컬렉션 시스템으로 인해 확연한 도움이 된다.

리니지2M은 결국 리니지M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첫날 4위라는 성적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을지 모른다. 이후 보상 정책은 급격히 친화적으로 변했고, 유저가 과금을 한 보람을 느끼도록 설계를 투입한 흔적이 엿보인다.

리니지M과 2M을 통틀어 과금은 영원한 화두다. 원하는 것 하나를 얻기가 매우 어려운 게임은 맞다. 게임사의 직접 이득은 헤비과금 유저에게 나오지만, 그들만 남는다면 리니지2M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했다는 대규모 전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어렵다. 가장 큰 관건은 게임 내 생태계 조성이다. 엔씨소프트는 분명 그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