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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게임이 한국 매출순위를 점령한 '진짜 이유'

기사승인 2019.10.28  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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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물결이 거세다. 구글플레이 상위권 차트 절반을 중국게임이 점령하고 있다.

몇 가지 사실은 있다. 한국게임 질적 정체가 오랜 기간 지적된 문제고, 최근 들어 이미지가 악화된 것은 맞다. 중국게임이 발전을 거듭해 퀄리티와 게임성 면에서 한국게임을 따라잡거나 추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문점이 남는다. 지금 차트를 점령한 중국게임들이 그 발전에 해당하는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양대마켓 매출 최상위를 오가는 중국게임은 라이즈오브킹덤즈, 기적의검, 라플라스M, 랑그릿사, 왕이되는자, 오늘도 우라라, 황제라 칭하라 등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적 게임에 비해 유의미하게 유저 평가가 좋다고 판단되는 게임은 랑그릿사 정도. 나머지는 평점과 유저리뷰, 커뮤니티 반응 등 모든 면을 살폈을 때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 중국 자본에 의한 마케팅 잠식

유저와 업계인 모두에게 현실 체감으로 크게 다가오는 것은 광고다. 유튜브와 배너광고를 포함해 TV, 스크린도어 등 노출공간 대부분을 중국게임이 점령했다. 중국 대형 게임사들이 직접 서비스로 공략에 나섰고,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광고 자리 '싹쓸이'에 나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도의적 및 법적 문제도 빈번하다. 허위광고와 윤리에 반하는 광고, 마케팅 과열경쟁 등이 대표적이다. 공급 대비 수요 폭증으로 홍보비용이 함께 증가했고, 광고윤리 이슈에서도 중국 퍼블리셔들을 규제할 마땅한 법적 근거를 뒤늦게 마련 중이다.

특히 라이즈오브킹덤즈는 최근 2개월 동안 유튜브 광고노출 알고리즘을 독차지하는 수준까지 홍보에 집중하면서 반감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다수 생겼다. 몇몇 인플루언서는 광고 합의가 되지 않은 채 자신의 플레이 영상이 무단 도용됐고, 그로 인해 엄청난 악플과 이미지 악화를 겪었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 유저층이 형성됐고 마케팅 비용경쟁도 가능한 수준이라 비교적 버틸 만하지만, 주변 중소 게임사들은 재해에 가까운 타격을 입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평범한 홍보비용으로 노출이 쉽지 않아 자극적인 마케팅과 중국게임 퍼블리싱으로 따라가게 되는 실정"이라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 판호로 인한 불공정

한국게임의 판호 발급이 멈춘 것은 2017년 2월이다.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게임은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올해 초 외자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게임계가 희망의 불씨를 당겼지만, 지금까지 외자판호를 받은 100여종 게임 중 한국은 없었다.

반면 중국 게임사들은 사실상 제약 없이 한국에 진입해 거대 자본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불공정무역으로 해석할 지점이 강하다. 오히려 자율규제 준수 측면에서 한국게임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힘이 실린다. 규제 불이행에 실질적 제재를 가할 만한 법적 근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큰 소득 없이 끝났다고 평가받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판호 문제만큼은 주요 논점이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국정감사 질의에 이은 25일,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 차별하는 중국 정부는 각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중국 시점에서 판호는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발급하는 제도에 가까우며, 공식적으로는 한국게임을 금지하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중국 기관 및 민간에 별도 요청을 진행하고 있으나 의미 있는 답변을 받아내지 못했다.

경제구조가 중국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강경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근본적 문제도 있다. 조경태 의원은 "WTO에 제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도 높게 발의했지만, 세계 경제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전망도 따라나온다.

* 분명, 유저 니즈를 잘 파고든 점도 있다

위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차트 상위 중국게임이 가진 비교우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한국 게임이 퇴보한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 '돈을 쓴 만큼 강해진다'는 것이 대다수 중국게임의 특성이다.

'Pay to Win'은 대대로 부분유료화 게임의 비판 요소였다. 이제는 국내 게임계에 확률형 아이템 과금모델이 보편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받는 현상이 발생했다. 비윤리적 허위광고 문제로 얼룩진 왕이되는자조차도 과금량에 정확히 비례해 캐릭터가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돈을 써도 운이 나쁘면 그대로인 것보다 쓴 만큼 돌아오는 것이 차라리 합리적 아니냐"는 유저 반응도 만날 수 있었다.

샌드위치 구도다. 젊은 세대는 한국 모바일게임에 큰 흥미를 붙이지 못한 채 다른 놀이문화로 빠져나가고, 중년 세대는 쉽게 노출되고 과금으로 키울 수 있는 중국게임에 점차 눈을 돌린다. 지금의 한국 게임계는 어느 쪽도 잡지 못하고 무너질 위험이 있다.

큰 전제조건은 하나로 도출된다. 국가 단위의 도움도 필요한 상황이다. 판호와 공정거래 문제는 문체부 등 기관 입장에서 해결이 불가능하다. 정부의 외교 분야 노력과 입법부의 법안 정비가 함께 이뤄졌을 때 유저 불편과 업체의 위기가 완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차후 조건은 유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게임사의 노력이다. 게임 마케팅 구조의 왜곡 속에서, 유저들이 한국게임을 점차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함께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한 젊은 세대를 잡지 못하면 게임계의 노화는 가속될 우려가 크다.

품질로 밀리는 것이면 내부 고민으로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자본 치킨게임은 업계 내부의 손을 떠난 문제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순위는 한국 게임계의 고충과 약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중국게임의 침범은 눈앞에 다가왔다. 게임계를 넘어 전체 산업에 던져진 과제일 수 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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