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10주차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현재까지 가장 큰 성과를 거둔 팀은 그리핀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생명 e스포츠를 2대 0으로 제압하며 정규 시즌 1위와 함께 포인트 합산에 따라, 결승전에 상관없이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2라운드 이후 4연패를 겪으며 잠시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점차 회복되면서 내리 5연승을 거두고 여전한 저력을 증명했다. 특히, ‘도란’ 최현준의 출전은 과감한 선택이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AS 케넨으로 ‘칸’ 김동하에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인 데다 리그 후반, 안정감까지 더해져 그리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담원게이밍은 그리핀과 13승 5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마지막 경기 이후 득실차로 인해 2위로 밀려났다. 비록 결승전 직행 티켓은 거머쥐지 못했으나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된 ‘캐니언’ 김건부와 ‘너구리’ 장하권, ‘쇼메이커’ 허수의 기세가 더해져, 리그 우승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한편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대표격인 상체에 비해 바텀 듀오 존재감은 다소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알리스타와 레오나, 세주아니까지 넘나드는 서포터의 넓은 챔피언 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코르키, 블라디미르, 아칼리 등 담원게이밍의 필밴카드와 맞물려 예상하기 어려운 밴픽 전략을 가능토록 한다. 

12승 6패로 담원 게이밍의 뒤를 이은 팀은 샌드박스 게이밍이다. 지난 시즌 담원게이밍과 함께 처음으로 LCK 무대를 밟은 샌드박스 게이밍은 2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언더독의 반란’이라고 평가받는 그리핀에 이어, 기존 LCK팀을 실력으로 누른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법한 상황이지만 다전제의 변수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에서 3위를 기록한 샌드박스 게이밍은 와일드카드전의 승자와 다전제로 승부를 가린다. 종종 장기전에서 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약점의 보완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 와일드카드전의 주인공은 SK텔레콤 T1과 아프리카 프릭스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두 팀의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SK텔레콤 T1은 와일드카드전 통과가 절실한 도전자 입장이 됐다. 또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난 시즌 8위에서 결과에 따라 롤드컵 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월드 챔피언십 진출 여부만 놓고 보면 이미 90 포인트를 확보한 SK텔레콤 T1은 다른 팀에 비해 여유로운 편이다. 반면 포인트를 전혀 획득하지 못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월드 챔피언십 선발전에 참여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와일드카드전을 승리해야 한다. 입장을 감안했을 때 아프리카 프릭스의 분전이 예상되지만 결과는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 

SK텔레콤 T1만 하더라도 2라운드 이후 팀 최다 연패를 새롭게 갱신할 뻔했으나, 내리 9연승을 거둬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이후 한화생명 e스포츠와 담원 게이밍에게 패배, 후반부 뒷심이 부족해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이어졌지만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장기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다전제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기력 기복 역시 승패의 변수다. 스플릿 운영부터 캐리까지 활용 가능한 ‘기인’ 김기인과 함께 ‘드레드’ 이진혁과 ‘유칼’ 손우현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팀의 극단적인 호전성에 힘을 싣는다. 다만 오브젝트 싸움과 중후반 운영에 접어들었을 때 호흡이 어긋나는 듯한 플레이가 연이어 이어지는 모습도 보여, 상대가 누구든 승리뿐만 아니라 패배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역대급 백중세를 보여준 정규 시즌만큼이나 포스트시즌도 마지막까지 행방을 짐작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월드챔피언십 출전을 확정한 그리핀도 만년 우승 후보에서 우승팀으로 끝나지 않는 증명 과정을 마쳐야하며, 대장정을 눈앞에 둔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상위권 입성만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팀이 최고에 오르던 스토리는 충분하다. 1~2년 사이, 언더독에서 최종 보스로 거듭난 팀들과 탈환을 바라보는 LCK 터주대감들의 이야기가 어디로 향할지 팬들의 시선은 포스트시즌으로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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