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척암선생문집 책판’을 환수했다. 이번 문화재 환수는 ‘석가삼존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에 이은 3번째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오스트리아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올해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고 이후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으로 매입됐다. 1,000여장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20장가량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에 환수된 책판은 이중 9권 23, 24면에 해당된다. 

김현모 문화재청 차장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에 문화재 환수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척암 선생의 목판으로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불태운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게돼,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 이후 8년째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 11월, 후원 약정식으로 총 누적 기부금 5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해외문화재 환수와 유물의 보존 및 연구 등의 프로젝트를 문화재청과 함께 진행 중이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박준규 대표는 “후원사 입장에서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앞으로도 문화재 환수에 지원이 필요할 경우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행사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환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자리에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박준규 대표와 구기향 홍보 총괄, 한국국학진흥원 임노식 관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김동호 차장, 척암 김도화 5대 종손 김동호 선생이 참석했다.

Q: 척암선생문집 책판의 내용은 무엇인가?
임노식: 중국 북송 시절 작성된 태극도설을 집대성한 60권 분량의 성리대전이란 책이 있다. 성리대전의 내용 중 논쟁이 되는 부분을 척암선생이 정리하고 체계화한 내용을 후손들이 적어 책판으로 기록했다. 

Q: 책판 제작 후 어떠한 과정에서 해외로 유출되었는지
김동현: 유출 경로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파악하지 못했다. 아마도 한국 전쟁 당시 분실한 것으로 추측된다. 

Q: 라이엇게임즈는 민간 기업이 문화재 환수에 힘을 쓰는 이유가 궁금하다
박준규: 게임도 문화재와 같은 문화의 일종이다. 또한 나이가 어린 유저들도 있는 만큼, 그들이 관심 갖는 분야를 가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리그오브레전드 유저들에게 이번 환수 과정을 어떻게 알릴 계획인가?
구기향: 그동안 석가삼존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환수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진 않았다. 그러나 3번째 환수인 만큼 앞으로도 젊은 유저들이 문화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생각이다. 클라이언트 공지도 준비 중이며 유저들을 위한 별도의 전달 체계도 고려하고 있다. 

Q: 절도 행위나 도굴 등 불법적인 경로로 유출된 문화재의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환수 절차를 진행하는지
김동호: 만약 불법 행위의 증거가 있을 경우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의 주도 아래 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2015년 미국으로 반출됐던 문화재는 문화재청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에 소유자가 기증 의사를 밝혀 환수하는데 성공했다. 

Q: 환수 문화재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동호: 한국에 없거나 희귀성 면에서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우선하고 있다. 또한 왕실 문화재와 같은 국가 상징물을 우선하고 있으며, 이번 척암선생문집 책판의 경우에는 워낙 훌륭한 인물의 유산이기에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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