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술사나 성기사가 아니어도 게임을 즐기기 충분합니다.

클래식 버전부터 레저렉션까지 디아블로2 래더의 첫 시작 캐릭터는 대부분 원소술사와 성기사였습니다. 텔레포트를 이용한 원소술사의 편의성과 각종 오라를 바꾸며 대미지를 가하는 성기사의 범용성이 워낙 컸기 때문이죠.

세 번째 래더가 시작된 17일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유저들이 두 번째 혹은 보조 캐릭터로 육성하던 암살자와 드루이드, 아마존, 야만용사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비인기 캐릭터인 암살자와 드루이드가 자주 보기 어려운 스킬을 사용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신규 룬워드의 등장>
이번 래더에 추가된 신규 룬워드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비인기 캐릭터의 설움을 덜어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유저는 래더를 시작할 때 원소술사를 선택했습니다. 단순 텔레포트의 편의성을 떠나 원거리 공격같이 안전성이 확보됐기 때문입니다. 다른 캐릭터를 육성하고 싶어도 지옥 난이도부터 적이 너무 강해져 큰 격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죠.

이번 래더에 새롭게 등장한 룬워드는 게임 초중반 캐릭터의 생존력을 크게 높여줍니다. 투구 룬워드 5종 세트 방책과 접지, 화로, 담금질, 치료는 각각 물리, 전기, 화염, 냉기, 독의 저항을 올려주는데, 악몽 난이도만 입성해도 쉽게 제작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신규 룬워드 모자이크와 탈태는 암살자와 드루이드의 특정 스킬 트리를 후반까지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암살자의 경우 무술 스킬 트리는 필요한 아이템이 너무 많아 여유가 생기는 시즌 후반부에 세팅을 생각해볼 만한 가상의 캐릭터로 꼽혔죠. 변신 드루이드 역시 물리 캐릭터의 한계가 명확했고요.

모자이크와 탈태는 무술 암살자의 충전을 소모하지 않는 옵션과 변신 드루이드의 공격 시 중첩 시스템을 활용해 지금까지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없던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지난 래더에 추가된 파괴 부적과 연계해 물리 캐릭터의 새로운 방향성을 찾은 것이죠.

<저항 관련 캐릭터 밸런스 수정>
사냥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저항 관련 공식도 대거 변경되어 캐릭터의 형평성이 맞춰졌습니다.

이전까지 원소술사는 콜드 마스터리에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경우 적의 저항을 무시하고 대미지를 줬습니다. 적의 저항력을 무시할 수 있기에 블리자드에 모든 포인트를 투자하는 ‘극블리 원소술사’ 혹은 얼음 구슬을 화염 기술과 연계하는 ‘파볼오브 원소술사’가 많은 사랑을 받았죠.

반면 암살자는 트랩 기술에 저항력을 감소하는 아이템의 옵션이 적용되지 않아 대미지를 향상할 방법이 부족했습니다. 트랩 암살자는 게임 중반까지 활용하기 좋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성장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요.

이번 래더는 원소술사의 콜드 마스터리와 암살자의 저항력 감소가 모두 수정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존재하던 버그성 플레이가 모두 개선된 것이죠. 물론 콜드 원소술사의 너프와 트랩 암살자의 향상으로 유니크 다이어뎀 같은 라이트닝 스킬 관련 아이템 및 룬워드 ‘무한의 공간’의 재료는 모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오라 아이템의 활용도 증가>
성기사의 ‘오라’를 달고 있는 신규 룬워드 아이템이 추가된 점도 흥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번 래더에 추가된 룬워드 투지와 치료는 착용할 때 각각 광신과 정화 오라가 적용됩니다. 투지는 활 전용 룬워드 ‘신뢰’ 이후 처음으로 광신 오라를 적용하는 무기 및 방어구 룬워드로 어떤 무기에 제작해도 광신 오라를 적용해 공격 속도와 등급을 높여줍니다.

아이템은 비단 중반뿐만 아니라 추후 활용할 수 있어 효용성이 높은 편입니다. 오라 효과가 워낙 뛰어나기에 용병에게 사용하던 룬워드 아이템을 그대로 끼워주면 함께 사냥에 나설 때 계속 오라 효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룬워드 아이템이 초중반 필수 장비로 자리 잡는 사이 다른 룬워드까지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화가 관심받는 이유는 10레벨 비거 오라 때문인데, 특별한 이동 능력이 없고 텔레포트 수수께끼를 장착하기 어려운 물리 캐릭터가 선택받는 동시에 이동속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선택되고 있죠.

캐릭터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파밍 하는 디아블로2의 핵심 재미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룬워드에 필요한 재료 아이템 획득부터 중급 룬의 사용처 확장까지 재미가 한층 늘어났습니다.

세 번째 래더로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효율에 따라 원소술사와 성기사만 육성하던 과거를 벗어나 비인기 캐릭터로 래더 초기 ‘맨땅’의 재미를 느껴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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