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천 종의 인디게임이 출시된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작은 개발사는 출시 자체가 커다란 장벽이고 출시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다. 

인디사업을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 그룹과, 그 일환으로서 스토브인디는 치열한 경쟁으로 빛을 보지 못한 게임을 찾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을 점유한 스팀에 비해 적은 수의 게임이 론칭되어 있으나 유저의 취향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추천하는 방식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직접 한글화를 진행하거나 개발사에게 요청해 스토브인디 유저를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3년 차를 맞이한 스토브인디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사업팀 오경엽 파트장, 최환 파트장, 황수진 대리, 김지현 주임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간단한 업무 소개와 인디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는? 

최환: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업계가 더 성장하려면 인디게임 생태계의 성장을 돕고 시장의 다양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접하고, 개발사도 그에 맞춰 게임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풍성해지는 선순환적 구조가 형성된다. 그래서 이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인디개발사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스토브인디도 그중 하나로, 게임이 고객을 만나는 장이자 의사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그중 나의 역할은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키는 좋은 게임을 조사하고 콘택트, 제안하는 역할이다. 일률적이지 않고 여러 유저의 취향을 반영하는 매력을 느껴 인디게임에 빠지게 됐다.

김지현: 게임 선정이 끝나면 출시와 관련된 연동, 한글화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 인디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앞으로 어떤 게임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혁신성과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 ‘할로우나이트’, ‘더 바인딩 오브 아이작’ 같은 난이도 높은 로그라이크 게임을 좋아한다.   

오경엽: 판매, 마케팅, 개발사와 소통을 비롯해 유저와 연계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계성이 중요시되는 온라인 PC게임보다 게임 자체에 더 집중된 인디게임에 더 매력을 느껴 빠지게 됐다. 

황수진: 인디게임은 색다르고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도전이다. 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개발할 수 있도록 서포팅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입점된 게임까지 지원 프로그램과 스토브 외에 스마일게이트의 프로젝트에 연결하는 업무다.

Q: 인디게임 시장이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보긴 어려운데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최환: 당장 사업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외된 시장에도 유저는 있고 인디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있다. 인디게임 개발자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개발사,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 

오경엽: 모바일, PC, 콘솔 같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이 출시된다. 인디게임 역시 꾸준히 출시되고 있지만 스팀 외에 판매 수단이 전무하다. 규모가 작은 개발사는 출시 자체가 큰 어려움이다. 인디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가 많고 플랫폼은 적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Q: 스팀과 경쟁 관계로 보긴 어렵다. 어떤 관계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오경엽: 소셜커머스 시장을 보면 쿠팡, SSG 같은 큰 시장이 있지만 전문숍을 찾아 구매하는 손님도 있지 않나. 스팀이 거대 시장이라면 스토브인디는 새로운 감각의 편집숍 같은 느낌이다.

Q: 스토브인디 만의 특장점을 설명한다면?
최환: 플랫폼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개발사와 직접 콘택트 할 기회가 많다. 특정 게임, 장르에 좋은 반응이 있다면 유저들을 위한 새해인사, 인터뷰, 굿즈 같은 방식으로 창작자와 팬이 만나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오경엽: 스팀 시장이 큰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커서 인디게임사는 출시 자체가 힘들고 출시하더라도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스토브인디는 발견은 됐지만 발굴되지 않은 게임을 한글화하고 유저에게 추천한다. 

Q: 한글화 게임을 선정하는 기준은?
김지현: 유저들이 원하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커뮤니티에서 추천을 받기도 한다. 비주얼 노벨, 미연시 게임이나 스토리가 중요한 정통 RPG의 니즈가 큰 편이다. 번역양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퀄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글화가 진행 중이거나 유저의 추천을 받은 게임을 커뮤니티 현황판에 리스트업하고 있다. 한글화를 현재 진행하고 있지 않더라도 유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천 받은 게임은 따로 관리하고 있다.

최환: 글로벌을 지향하지만 현재는 한국 유저가 대부분이다. 한국 유저의 입맛에 맞는 게임,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했지만 한글이 미지원된 게임을 선정한다. 개발사와 콘택트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스트로 발표하는 것이다. 

Q: 팬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한데 유저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
김지현: 한글화 외에도 유저의 의견을 반영한다. 번역오류, 게임추천, 버그제보 등 의견을 수렴해서 개발사에게 전달한다. 

Q: 한글화 추진에 대한 개발사의 반응이 궁금하다
최환: 인디개발사는 번역을 원해도 인력이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 예산 편성을 어려워한다. 한글화를 직접 한다고 하면 개발사는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다. 

Q: 게임을 선정해서 한글화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김지현: 개발사에게 필요한 언어, 빌드 파일을 받고 내부에서 해당 장르를 선호하거나, 게임을 아는 파트너 번역자에게 지원을 받는다. 기존 성과, 협업을 고려해 번역자를 배정하고 작업을 진행한다. 번역이 끝나면 초월번역, 오탈자, 오류를 확인하고 개발사에게 번역본 적용을 요청한다. 인게임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하고 출시된다, 출시 후에도 유저 피드백을 받아 다시 개발사에게 전달한다.

Q: 플랫폼을 약 3년간 운영했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오경엽: 플랫폼 인프라 구축에 3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처음과 올해를 비교하자면 사람들의 인지도가 올라갔다고 느낀다. 게임 출시 후 커뮤니티에 가보면 스토브인디가 언급되고 있더라. 장점과 단점의 이야기가 공존하고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 있다 차후 장점이 더 많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Q: 론칭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타이틀이 있을까?
김지현: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이 기억에 남는다. 게임의 그래픽이 화려하지 않아서 주목받지 못했다. 번역양이 많고 이름과 호칭의 어순이 한글과 달라 힘들었다. 그렇지만 작업에 열정적인 분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유저의 니즈가 많았다. 출시 후 많은 사랑을 받아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Q: 독점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나 목표가 있나?
오경엽: 게임 독점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발사는 판매처가 늘어나면 좋은 것이다. 스토브인디가 시장에서 유저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
최환: 선출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글화가 가능한 것이 스토브인디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Q: 가장 많은 다운로드와 관심을 받은 게임은 무엇인가?
오경엽: 기존에는 'ATOM RPG'였고 요즘은 쿠폰, 프로모션 이벤트, 장르 큐레이션을 진행해 남성향 게임이 인기가 많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은 ‘러브딜리버리’다. 러브딜리버리는 스팀과 스토브인디에서 둘 다 구매했다는 커뮤니티 글도 많다. 스팀은 진행하지 않는 굿즈 이벤트도 진행했다.

최환: 러브딜리버리는 구매처에 따라 콘텐츠 차이가 있다. 개발사와 직접 소통해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 추가를 요청했다. 그래서 일부 컷신이 스팀과 다르다. 이런 점이 스토브인디의 강점이 될 것이다. 

오경엽: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 역시 수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흔한 RPG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인기를 끌었다. 과연 스팀에만 있었으면 경쟁력이 있었을까? 스토브인디에서 마케팅도 했지만 취향이 비슷한 유저가 모여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예상하지 못한 수요가 모여 흥행했고 이런 점이 인디게임의 다양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Q: 개발사 지원은 어느 정도 규모로 준비 중이고, 진행해 왔는지?
황수진: '슬기로운 데모생활' 프로젝트로 출시 전 인디게임사들이 유저에게 설문조사,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토브인디 선출시 게임에 지원해 주는 사업 스타터팩이 있다.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발사, 추천 개발사 성과를 종합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스토브인디 플랫폼뿐만 아니라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창의창작을 지원한다. 새로운 게임의 발굴과 발견이 그룹 차원의 방향성이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장학금을 주는 프로그램, 개발사가 온전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Q: 번역 오류 혹은 초월 번역에 대한 이슈가 있다. 출시 후 오류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김지현: 출시 전 최대한 찾으려고 하지만 놓치는 부분은 개발사에게 수정을 요청한다. 유저들이 직접 제보하는 경우도 있어 한글화 퀄리티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오류 수정이 이뤄지면 전후 사진을 비교해 공개한다. 초월 번역은 개인의 센스가 반영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번역물의 특성에 맞는다면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Q: 향후 서비스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오경엽: 유저가 많이 알고 그들의 선택지가 됐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 규모가 커져서 플랫폼으로 성장하면 유저와 개발사 모두에게 좋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최환: 아직까지 한국 유저가 대부분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스토브인디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발판 역할을 맡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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