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리니지W의 정식 서비스가 1개월을 넘겼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의 소모형 아이템, 과금방식, 부족한 성과 등이 문제가 되면서 분위기를 반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을 짊어진 타이틀이다. 회사의 주가도 많이 하락했고 경쟁 게임들이 승승장구 하는 상황이기에 리니지W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리니지W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탈환하면서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1개월 이상 매출 1위를 유지하며 리니지M과 같이 장기 성공 가능성도 전망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됐다.

과금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은 있었다. 초기 6검4셋으로 구성된 패키지 정도면 1개월 이상 다른 패키지가 없어도 어느 정도 선에서 리니지W를 즐기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밸런스를 유지해 왔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니지W는 글로벌 유저들과 경쟁이 게임의 기반이 되며 게임성의 기반에는 내러티브 요소를 강조했다.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내러티브는 약해졌고 글로벌 유저들과의 경쟁 역시 힘을 잃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약 1개월간의 리니지W를 돌아보고 앞으로 리니지W가 나아갈 방향성을 전망해봤다. 


리니지W는 개발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은 타이틀이다. 글로벌 유저들과 함께 경쟁하기에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같은 노선으로 서비스할 수 없는데, 국내 유저들의 만족도를 위해서 리니지의 콘텐츠를 모두 버리기도 쉽지 않았다.

여기에 유료 액세서리가 사라졌고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같은 유료 버프형 아이템도 넣지 않는다고 확정했기에 재화의 순환과 유료 아이템의 방향 역시 기존과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리니지는 과거부터 맨몸으로 시작하기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누군가가 도와주거나 기본이 되는 장비를 구입한 이후 캐릭터를 성장해야한다. 여기에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고 이 과정에서 캐릭터가 사망하면 실수에 따른 책임도 뒤따른다.

리니지W는 이러한 리니지의 게임성을 모두 계승하기보다 일부만 차용해 리니지 같으면서도 리니지 시리즈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가장 큰 부분은 내러티브 요소다.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소 희석되긴 했지만 캐릭터별로 나뉜 스토리텔링과 연출, 세계관은 기존 리니지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해외 유저들을 의식한 부분으로 보이며 다소 파격적인 스토리는 앞으로의 리니지W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30레벨 이후 내러티브 요소는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며, 메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서브 퀘스트들이 존재했는데 40레벨 이후부터 퀘스트의 밀집도를 비롯해 내용도 몬스터 퇴치로 다소 간소화 됐다. 

리니지가 원래 스토리나 퀘스트 중심의 게임이 아니지만 리니지W가 강조했던 내러티브가 약해지면서 서서히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강하다. 리니지를 계승하는 게임이기에 큰 문제라 보긴 어려울 수 있으나 해외 유저들이나 리니지W의 초반 모습을 기대하며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 입장에서 게임이 변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이벤트 역시 인장 반복 퀘스트에 불과해 다크 판타지로 시작한 리니지W의 내러티브가 점점 약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영향이라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초기 한국 유저 VS 글로벌 유저로 형성된 대립 구도가 서서히 국내 유저들의 경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유저에 대항해 해외 유저들이 하나의 길드로 뭉치는 모습도 보였는데 당시 연합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지 않아 조직적으로 국내 유저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서버 상위권을 한국 유저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동남아, 러시아, 대만 유저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한국 유저들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해외 유저들이 강하게 연결된 서버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저들의 이탈이 많아지면서 리니지 콘텐츠가 강화되는 것인지, 리니지의 색이 강해지면서 해외 유저들이 이탈이 늘어난 것인지 확인하긴 어렵지만 현재의 리니지W는 초기의 방향성보다 리니지의 느낌이 강해졌다.

이렇다보니 유저들은 차라리 리니지처럼 소모형 아이템이나 재료 등의 아이템을 파는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료나 아이템의 판매가 사라지면서 시간을 투자해 아이템을 구하거나 거래소를 이용해야 하는데 재료 수급이나 아이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5일 업데이트 된 패키지를 보면 완제품은 아니지만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나누어 파는 것에 가까워 기존 게임들에서 보여준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향후 리니지W의 해외 유저들의 비중이 줄어들 경우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유저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기에 서비스 방향성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존재한다.

현재 리니지W의 유저들이 장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타격감과 초기 리니지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들이다. 모바일게임이 되면서 약해진 타격감이나 콘텐츠들이 리니지W에서 다시 살아났고 아이템을 파밍하고 획득하는 득템의 재미를 리니지W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단점 보다 리니지W의 장점이 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 유저들은 감소했지만 국내 유저들의 유입은 꾸준해 엔씨소프트가 신규 서버를 늘려가고 있다.

국내 유저들은 꾸준하지만 해외 유저들의 감소는 엔씨소프트의 딜레마가 될 수 있다. 게임의 기반이 해외 유저들과 경쟁인데 이 부분이 약해지면 기존 리니지와 차별화를 두어야 할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연합 시스템이 추가되어 해외 유저들이 뭉칠 수 있는 기반이 생겼는데, 시기가 다소 늦었다. 

리니지W는 1개월 동안 기존 리니지와 비슷하면서 과금 방식에 변화를 준 게임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기존에 추구했던 목표들에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과는 아니지만 성과를 냈고 반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과금 부분에 변화가 있는 타이틀이기에 소과금 유저들을 위한 꾸준한 케어는 필수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와 함께 시작된 플레이 기반 수집 이벤트는 비슷한 방향성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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