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시뮬레이션에 연애를 가미했다. 두 장르의 결합은 안정적인 재미와 독특한 감성을 전달한다.

게임 구도는 플레이할수록 분명해진다. 미해결사건부는 추리와 연애 시뮬레이션의 정석을 따른다. 테미스 변호사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주인공과 주변을 맴도는 4인의 꽃미남들, 그리고 이들에 얽힌 사건사고들이 스토리의 핵심으로 등장한다.

캐릭터 일러스트는 하이엔드는 아니지만 각 캐릭터의 장점과 개성을 고퀄리티로 표현했다. 영상통화를 비롯한 특정 장면의 라이브2D 연출에 가산점이 붙는다. 사건 현장에서 직접 증거물을 찾고 분석하는 연출 또한 3D로 디테일을 살렸다.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더빙은 스토리 전개에 힘을 싣는다. 원화의 느낌을 해치지 않은 라이브2D, 분위기를 살린 배경과 더불어 극적인 연출들을 대사에 가미했다. 주인공을 제외한 대다수 텍스트도 국내 성우들의 더빙을 거쳐, 풀보이스로 재생된다. 디테일한 시청각 요소는 긍정적인 첫인상으로 이어진다.

스토리는 주인공이 변호사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유저는 사건의 관련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을 심문하거나, 사건 현장을 방문해, 증거물을 수집하는 등 수사 활동을 펼친다. 활동으로 더 많은 증거물을 수집할수록 재판에서 꺼낼 수 있는 변론의 수는 더욱 많아진다.

심문과 추리 과정은 게임을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다. 관련자들의 인상착의에서 얻은 증거들은 결정적 단서로 연결된다. 특히, 풀3D로 구현된 사건 현장과 증거물을 분석하는 과정은 실제 현장을 둘러보고 채증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이따금 설전 형식의 배틀에 휘말리는데, 이때 ‘생각’ 카드가 무기로 사용된다. 생각은 직감, 논리, 공감 3종류이며, 직감은 논리에, 논리는 공감에, 공감은 직감에 파훼되는 상성 관계를 이룬다.

초반 구간은 상성에 상관없이, 생각 자체의 힘으로 압도할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체력이 높아져 적절한 상성 관계에 맞는 생각이 필요하다. 유저 레벨이 높아지면 덱 보유량도 많아져, 더욱 많은 생각을 다룰 수 있게 된다.

특히, 생각은 미해결사건부의 수집 아이템으로, 꽃미남 4인방의 색다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SR등급 이상의 생각들은 콘셉트에 걸맞은 외전 스토리와 귓속말 등의 추가 콘텐츠를 담고 있으며, 레벨을 높여 보상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연애 시뮬레이션 특유의 두근거림은 추리와 더불어 게임의 뼈대를 이루는 주축이다. 백은후, 유신우, 강혁, 윤노아는 각자 다른 매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가진 인물들로 표현된다. 유저는 메인 스토리와 생각 카드, 방문 콘텐츠를 활용해, 이들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파헤치고 묘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생각은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생각 뽑기를 강요하진 않는다. 낮은 등급의 생각이라도 레벨을 높이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현재 정식출시 기념으로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어 무과금 유저도 여유를 가지고 사건을 즐길 수 있다.

퀄리티 높은 현지화도 주목할 만하다. 미호요는 붕괴3rd, 원신 때부터 국내 유저 친화적인 운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이러한 기조는 미해결사건부도 마찬가지다. 미남 4인방의 보이스 더빙과 더불어, 유저와 접촉한 모든 인물과 작품, 문화, 학술, 지리 등의 정보들이 빅데이터 센터에 한글로 기록된다. 다양한 한글 폰트를 표현한 UI 역시 어색하지 않다.

게임의 타겟층은 명확하다. 미해결사건부는 추리물을 좋아하고 연예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열광할만한 요소를 담았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콘텐츠는 수준 높은 시뮬레이션 콘텐츠와 생각, 현지화를 통해 독특한 매력을 드러낸다.

미해결사건부는 초반 이상으로 중후반 스토리에 관심이 가는 게임이다. 사건의 수사, 추리 과정 이외에도 캐릭터간의 관계, 숨겨진 비밀 등 게임의 정체성을 담은 이야기에 관심이 모인다. 다양한 생각을 마련할 수 있는 이벤트로 스토리를 감상할 여력을 마련해 준다면 확실한 팬층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