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대형 이벤트의 계절이다. 대다수 게임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혜택을 지원하거나, 독특한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바쁜 시기다. 

그 중 복귀를 돕는 이벤트는 언제나 눈길을 끈다. 방학이나 재택근무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유저들을 위해 빠른 성장을 돕는 이벤트를 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점핑권’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점핑권은 지루한 성장 구간을 건너뛰는 일종의 패스 아이템이다. 반복 사냥은 물론이고 퀘스트나, 업적, 레이드 등 클리어 동선이 긴 과제들도 자동으로 달성시켜준다. 로스트아크나 파이널판타지14와 같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스토리 및 레이드 참여에 필요한 장비 레벨을 일정 부분까지 올려줘, 시간과 노력의 절약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점핑의 큰 장점은 불필요한 성장 동선을 최소화하는 점이다. 서비스 연차가 긴 RPG일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구간이 생기기 마련인데, 점핑권은 이러한 과정을 생략해 반복적인 퀘스트를 건너뛰고 빠르게 상위 콘텐츠로 유도한다. 게임을 시작한 유저나, 게임에 투자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직장인 유저들에게 시간을 절약의 찬스다. 

이러한 이벤트는 게임 전체의 활성화 되는 효과를 낸다. 신규, 복귀 유저뿐만 아니라 서브 캐릭터를 키우는 기존 유저들까지 합세해 확실한 모객 효과를 낸다. 

로스트아크는 아스탤지어 업데이트에 포함된 하이퍼 익스프레스 이벤트로, 전월 대비 신규 유저수 456%, 복귀 유저수 404% 증가했으며, 파이널판타지14의 경우 무료 혜택을 늘린 결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서버까지 수용인원의 최고치를 넘겨 캐릭터 생성제한이나 패키지 판매까지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게임 분위기가 활발해지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단점도 그에 못지않다. 1레벨부터 고레벨까지 성장과정을 한순간에 건너뛰는 만큼 성장 과정에서 얻는 경험이 통째로 증발한다. 레벨은 높지만 유저의 이해도는 1레벨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점핑권이 해당 레벨의 던전을 클리어하기에 충분한 장비를 지급하지만 스킬과 특성에 대한 운용법을 별도의 튜토리얼로 전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RPG에서 발생한다. 합이 중요한 레이드에서 공략법을 숙지하지 못해 파티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고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면서, PC방 장비 착용자나 점핑 캐릭터 유저가 기피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콘텐츠 소모 속도와 경제 체제 유지에 있다. 누구나 고레벨 유저가 되면서 엔드 콘텐츠에 가까워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보상과 게임에 풀리는 재화가 많아진다. 이벤트로 콘텐츠 부족이나 경제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찾아올 수 있다. 

점핑권을 둘러싼 딜레마는 결국 혜택에 대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어떻게 주는지에 따라 유저 반응이 나뉘고 향후 게임의 상황이 바뀐다. 기존 유저들이 그동안 쌓아올린 레벨업 과정 전부가 스킵되어 허탈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나마 오랜 시행착오를 끝에, 이제는 신규 및 기존 유저들도 만족할만한 점핑 이벤트 형태가 자리를 잡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신규 유저를 위한 마을을 제작해, 그곳에서 모든 성장과 파밍을 끝낼 수 있도록 간접 점핑 이벤트를 고안해냈다.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엔드 콘텐츠 입성에 필요한 아이템, 장비를 수집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보스와 던전을 상대로 기믹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파격적 이벤트의 효과는 동전의 양면처럼 뚜렷하게 나뉜다. 일장일단이 있기에 마구잡이로 운영될 수 없는, 그야말로 여름 한정에 어울리는 이벤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온라인게임에 활력소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환영 받을만하다. 또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개선을 거친 점핑 이벤트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딜레마를 다루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더욱 풍성한 혜택으로 불만을 누르거나, 점핑 이벤트에 맞는 별도의 성장 동선을 제시하거나. 현재 온라인게임은 후자가 어울린다. 

과거 무조건적으로 혜택을 제공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성장 노하우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예전에 비해 ‘점핑’의 폭은 낮거나 적어질 수 있지만 변화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