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팬들의 상상 속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라이엇게임즈는 홈페이지에 실사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을 이끌 글로벌 총괄 구인 공고를 게재했다. 총괄은 LoL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신규 프랜차이즈 실사 장편 영화, TV 프로그램에 관련된 모든 일을 이끄는 직책.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IP(지식재산권) 실사화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표방했다.

라이엇게임즈의 공격적인 IP 확장은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기조다. LoL 기반으로 레전드오브룬테라, 와일드리프트를 출시했고 몰락한왕, 신규 MMO도 개발 중이다. 장르의 범주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네마틱 영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데 이어, K/DA를 필두로 매년 월드 챔피언십 테마곡으로 음원 제작사라는 의외의 면모도 보이고 있다.

그중 신작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의 효시가 될 전망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4일,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로 공식 영상을 공개하는 동시에 올가을 방영 일정을 알렸다.

제작은 라이엇게임즈와 프랑스 애니메이션 제작사 Fortiche 프로덕션에서 맡았다. Fortiche 프로덕션는 징크스, 에코의 시네마틱 트레일러와 2014년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 WARRIORS 뮤직비디오, 2018년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 RISE 뮤직비디오 그리고 K/DA의 POP/STARS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베테랑 제작사다.

아케인의 소식이 처음 공개된 것은 2019년 10월이다. LoL 10주년 행사에서 라이엇게임즈 브랜든 벡 공동대표는 관련 정보를 밝히면서, “지난 10년동안 유저와 함께 룬테라를 창조했고 이제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은 LoL의 기본 배경을 토대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점을 통해 풀어낼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활용하는 만큼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기존 유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아케인의 팬이 될 가능성이 있다.

LoL 스토리의 퀄리티는 아케인의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토대다. 초창기 LoL은 챔피언 개개인 설정에 집중했을 뿐 세계관이라 불릴만한 개연성과 연관성이 부족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거듭하고 각 지역의 설정과 챔피언간의 대결 구도가 성립되면서, 라이엇게임즈는 단편소설과 시네마틱 애니메이션 등으로 LoL 유니버스를 정립하기 시작했다.

아케인의 배경이 되는 자운, 필트오버와 바이, 징크스 등은 독특한 설정과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는 대표적인 지역과 캐릭터다. 특히, 과학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얽힌 두 도시는 바이와 징크스간의 복잡한 관계를 암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케인의 관전 포인트이자 극복해야할 장애물은 스토리텔링이다. LoL은 인게임의 스토리 비중이 낮고 챔피언 관계를 확인할 만한 창구도 부족하다. 기존 팬이라면 익숙한 배경과 설정을 신규 유저들이 파악하려면 방대한 유니버스 페이지를 탐독하는 길뿐이다.

따라서 초반부터 유니버스를 간단하게 설명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게임에 버금가는 강력한 임팩트와 빠른 속도감을 보여줄 장면도 중요하다. 내러티브와 볼거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과정은 LoL과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과 신작의 연계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최근 라이엇게임즈는 몰락한왕 연계 콘텐츠로, 신규 챔피언 비에고를 출시한 바 있다. 자사 콘텐츠간 적극적인 연계를 표방하는 점을 감안하면 레전드오브룬테라 필드오버/자운 카드나, LoL의 신규 챔피언으로 아케인의 인물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영상에는 분홍색, 푸른색 머리카락의 소녀들과 그들을 위협하는 듯한 인물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들은 게임에서 등장한 적이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로 애니메이션 스토리의 핵심 인물로 추정되며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바이, 징크스의 등장과 연결되는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의 LoL IP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높은 인지도에 게임 콘텐츠의 연계를 더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0주년 행사에서 밝힌 청사진은 이제 반환지점을 돌아, 신작들의 다소 아쉬웠던 성과를 반전시킬 기회를 말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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