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돌풍의 신작' 발헤임은 생존게임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했나?

기사승인 2021.02.23  15:01:55

공유
default_news_ad1

매너리즘에 빠진 듯했던 장르가 다시 한번 진화했다.

10년간 스팀 플랫폼에 수많은 생존게임이 난립했다. 유행의 시작은 2009년 ARMA2의 모드로 만들어진 데이즈(Dayz)였다. 좀비의 급격 속에서 굶주림, 갈증, 질병을 해결하면서 살아남는 시스템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NPC보다 무서운 것은 다른 유저였다. 유저들과 협력하면서도 언제나 상대 뒤통수에 총알을 박을 수 있었고, 피난처에 좀비 무리를 유인해 난장판으로 만드는 사악한 플레이도 벌어졌다. 한정된 자원에서 벌어지는 적자생존, 그 속에서 살아남으며 기반을 키워나가는 플레이는 매력적이었다.

생존게임 장르는 인디 및 소규모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래픽은 범용 엔진을 사용하는 선에서 해결 가능했고, 광활한 디자인 작업보다 기본 시스템의 재미를 갖추는 방향이 중요했다. 틀이 갖춰진 뒤에는 유저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즐길 수 있었다.

전세계 개발자들의 기발한 시도가 이어졌고, 생존 시스템에 다른 장르를 융합했다. Dayz를 본따 개발한 H1Z1의 추가 모드는 배틀로얄 장르 유행으로 분화됐다. 러스트, 래프트(Raft), 아크(ARK: Survival Evolved) 등 흥행작이 이어지면서 '오픈월드 생존 크래프트'라는 진화 장르명까지 탄생했다.

아류작이 쏟아지면 자연스럽게 문제점이 따라온다. 새로운 시도가 사라지고 있었다. 적당히 넓은 필드를 만들어놓고, 제작과 스테이터스 시스템을 넣어두는 선에서 신작이 난립했다. 한때의 인디 공포 열풍처럼 복제 끝에 사그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 불안감을 작은 신작 하나가 산산조각냈다. 바로 발헤임(Valheim)이다.

발헤임의 흥행 성적은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다. 대형 게임사 퍼블리싱도, 유명 개발자도, 적극적인 홍보도 없었다. 오직 입소문만으로 동시접속자 50만명을 돌파하면서 스팀 역대 최고 동접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량은 출시 20일도 지나지 않아 300만장을 넘겼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아직도 급상승 궤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점차 '고인물'화 되던 생존게임 시장에, 새로운 유저들이 들어와 열광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발헤임은 북구 신화와 바이킹 문화의 방대한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다. 세계 하나는 곧 하나의 서버고, 유저는 성장 단계에 따라 10여개로 분화된 지역을 탐험한다. 장르 특성은 비슷하다. 힘을 합쳐 식량과 집을 만들고, 더 좋은 장비를 만들어 지역별 보스와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얼핏 다른 장르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왜 흥행한 것일까. 이유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전투의 재미를 살렸고, 동기부여가 끊이지 않는다.

그간 생존게임들은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함께 모여 살아남고 뭔가를 만들어 키우는 데에 집중했고, 전투 디테일은 기대하지 않았다. '생존에 걱정 없을 만큼 성장한 다음엔 무엇을 위해 플레이하는가'라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래서 유저들은 적당히 모여 놀다가 질리면 리셋한 다음 또 다른 콘셉트의 플레이를 스스로 만들곤 했다.

반면, 발헤임은 무한한 탐험을 만들어냈다. 보스 전투는 세밀한 전투 시스템과 긴박한 템포를 만들어내는데, 지역마다 단계별로 보스와 몬스터가 곳곳에 숨어 있다. 캐릭터 하나로 무작위 생성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도 있다. 

아이템과 장비를 키워서 다른 지역을 탐험하고, 보스와의 전투를 통해 새로운 보상을 얻는 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 플레이를 시작할 때는 같은 장르의 게임들과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렵지만, 진행할 때마다 쉬지 않고 목표가 생성되면서 플레이타임이 끝없이 늘어난다. 

핵심 장점을 떠받치는 기반은 자유도다. 건축과 제작, 재료 활용을 무한대에 가깝게 세팅할 수 있다. 순수 샌드박스는 아니지만, 여타 샌드박스형 게임과 같은 다양한 형태가 등장한다. 앞서 말한 단계별 탐험과 어우러지면서 테라리아의 3D 버전 같은 경험을 준다. 

최적화도 큰 장점이다. 방대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단 1GB의 하드 용량만 요구하며, 구형 그래픽카드에서도 무리 없이 구동된다. 대부분 생존게임이 소규모 개발의 한계로 로딩이나 서버렉, 프레임드랍에 취약한 것과 대비된다.

발헤임은 장르의 진화 방법을 다시 일깨웠다. 모든 장르는 플레이 요소에서 단점이 존재한다. 보통은 단점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채 장점을 강조하려 한다. 하지만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현시킬 경우, 흥행작은 탄생한다. MMORPG나 액션게임 등 타 장르 시스템을 융합하는 방식도 이제는 자연스럽다.

생존게임 장르의 새로운 공식이 나왔다. 전 세계에서 발헤임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벌어질 것이다. 정체된 게임성이 움직이면서 나타날 즐거움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