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강국, 한국의 게임개발사는 왜 콘솔 대작게임을 개발하지 않을까?

락스타게임즈의 GTA와 레드데드리뎀션, 너티독의 언차티드와 CD프로젝트의 위처,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등 해외의 AAA급 타이틀이 공개될 때 마다 한국 유저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에선 AAA급 타이틀을 개발할 능력이 없나?’, ‘우리나라는 왜 모바일게임만 개발하나?’ 등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질문에 반박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국내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PC나 콘솔 플랫폼의 AAA급 타이틀을 개발하는 게임사는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필두로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시프트업 등의 게임사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AAA급 타이틀 개발을 선언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AAA급 콘솔 및 PC 타이틀을 개발 중이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는 “프로젝트 TL이나 내부에서 AAA급으로 개발 중인 콘솔 및 PC 플랫폼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AAA급 타이틀의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1월 공개된 채용 공고로 어느 정도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채용 공고의 지원 자격 필수 조건을 보면, PC 또는 콘솔 개발 경험과 FPS/TPS 게임에 대한 이해, 다양한 AAA급 콘솔게임 플레이 경험 등을 요구한다.

엔씨소프트가 MMORPG 위주의 게임을 개발했던 것과 달리, 슈팅 장르 기반의 AAA급 타이틀을 개발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가장 잘 만든다고 평가받는 MMORPG도 AAA급으로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은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TL’로, 2021년 출시가 목표다. 프로젝트 TL은 현실적인 환경 변화와 NPC의 행동 양식, 이에 대응하는 유저의 선택과 성장을 그리고 있으며, 현실의 물리법칙을 적용한 몰입감 있는 전투가 특징이다.

<펄어비스>
펄어비스는 현재 개발 중인 3종(붉은사막, 플랜8, 도깨비)의 신작 모두 AAA급 타이틀을 지향한다.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동안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퀄리티 높은 타이틀을 선보여왔기에 기대감이 크다. 지스타 2019에서 공개된 신작 트레일러 영상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붉은사막은 2021년 4분기 출시가 목표이며, 도깨비는 2022년, 플랜8은 2023년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붉은사막은 검은사막에 이어 ‘사막’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두 번째 타이틀로 용병들의 서사시를 다루는 MMORPG다. 각 용병마다 고유의 성향과 스킬, 장비 등의 특색을 갖췄으며, 밀도 높은 시나리오과 미션, 멀티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깨비는 몬스터 수집을 전면에 내세운 오픈월드 MMO이며, 플랜8은 엑소수트 MMOFPS로 PC와 콘솔 버전 출시를 목표로 한다.

<시프트업>
시프트업은 엔씨소프트나 펄어비스와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지향하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시프트업은 AAA급 타이틀, 프로젝트: 이브를 개발 중이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는 “싱글플레이 기반의 액션 게임인 만큼, 다른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볼 수 없는 19금(禁) 액션을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게임을 소개한 바 있다.

AAA급 타이틀을 개발하기 위한 환경도 조성된 상태다. 시프트업은 3D 스캔 시스템을 비롯해 퍼포먼스 캡처 시스템 등 AAA급 게임을 위한 독립 스튜디오 ‘세컨드 이브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기술 자체가 혁신적인 것은 아니지만 내부 자원만으로 스튜디오에서 곧바로 작업이 가능해 AAA급 타이틀의 퀄리티와 제작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AAA급 타이틀 개발을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유럽 현지 법인 설립으로 최근 심화된 글로벌 게임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함과 동시에 거대 콘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라며 스튜디오 설립 의도를 밝혔다.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 법인은 향후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 등 차세대 콘솔 플랫폼 기반의 AAA급 오픈월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비소프트, 락스타게임즈, 크라이텍 등 글로벌 유수의 게임 개발사 출신 개발자들로 조직을 꾸렸다.

국내의 한 게임전문가는 "한국의 게임사들이 최근 콘솔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대작들과 직접 경쟁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온라인게임 개발에 경험을 가진 회사들이 많고 글로벌 협업이 가능해진 시대인 만큼 몇 년 안으로 해외에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타이틀이 생길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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