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0일, 유비소프트에서 공개한 어쌔신크리드(이하 AC): 발할라 트레일러가 팬들의 환호를 모았다. 신작의 주인공이 전작 AC: 오디세이 착용 장비에서 사라졌던 암살검의 부활을 알렸기 때문이다.

AC 시리즈는 2007년 1편을 시작으로 10편이 넘는 후속작으로, 유비소프트의 대표 IP로 자리 잡았다. 메인 스토리는 고대 문명의 산물, 에덴의 조각을 두고 과거부터 이어져오던 암살단과 템플 기사단의 전쟁이다. 유저는 주인공 유전자에 각인된 기억을 애니머스로 복기하며,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관계자 시점에서 체험한다.

암살검은 주인공의 소속 집단, 암살단을 대표하는 장비다. 손목 안쪽에 장착한 장비는 군중 속에서 타겟을 조용히 처리하는데 최적화되어, 독특한 외형과 사용 방식으로 팬들 사이에서 컬트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암살단의 트레이드 마크로 입지를 굳혔고 외형과 기능 면에서 많은 변화도 있었다. 특히, 조상의 기억 시점이 고대로 넘어가면서 암살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고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로 번지기도 했다.

AC - 암살검의 첫 등장

AC로 처음 등장한 암살검은 전투 기능을 배제하고 암살에 집중한 형태로 등장했다. 적진 한복판에서 타겟을 조용히 제거할 수 있지만 상대의 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 반격기 타이밍도 검보다 짧아, 전투 보다 강력한 적이나 주요 인물을 일격에 처리하는 용도로 활용됐다.

외형, 기능과 더불어 암살검의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주인공 알타이르 이븐 라 아하드의 왼손을 보면 약지 손가락이 잘려있음을 알 수 있다. 약지 손가락이 암살검의 사출 위치와 맞물리기에 희생을 감수한 것이다. 이러한 희생 과정은 암살검과 더불어, 오랜 기간 동안 암살단을 상징하는 입단식으로 자리 잡았다.

AC2 - 암살검의 진화 

AC2에서 암살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손으로 대대적인 진화를 이룩한다. 알타이르 이븐 라 아하드가 활약했던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 유지했던 기본 형태를 완전히 바꾸고 다양한 전술 기능을 추가했다.

AC2의 암살검은 주요 무기의 성능을 뛰어넘는 완벽한 장비로 발전했다. 전작에서 불가능했던 방어 기능과 두 명의 적을 동시에 암살할 수 있는 이중 암살검, 중거리 사격이 가능한 단발 권총, 독 다트까지 추가됐다. 반격기 타이밍은 여전히 짧았지만 숙련된 유저라면 모든 적을 암살검 하나로 제거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약지를 더 이상 자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게끔 구조가 개선되면서 암살단 로마 지부의 입단 절차도 바뀌었다. 손가락을 끊던 의식은 인두로 약지에 흔적을 남기는 쪽으로 개선됐다. 암살단이 3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단 한 번의 구조적 변화 없이, 신입들의 약지를 잘랐다는 사실은 웃음 포인트로 남아있다.

AC: 신디케이트 - 소외됐던 암살검의 귀환

AC2 이후, 암살검의 입지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좁아졌다. 주인공과 시대, 활동 무대가 바뀌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룩했던 성과들이 후대에게 전승되지 않았다. 기능들은 여러 보조 무기로 이전됐고 암살검은 1편과 마찬가지로 암살 전용 장비로 돌아가는 듯했다.

AC: 유니티의 혹평 이후 등장한 AC: 신디케이트 암살검의 변화폭은 AC2 이상으로 컸다. 권총, 독 다트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치인 로프 발사기가 추가됐다. 그동안 어쌔신크리드의 주인공들은 맵을 밝히기 위해, 높은 건물의 꼭대기를 등반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을 소모했다.

로프 발사기 추가로 지루했던 건물 등반 절차가 대폭 축소되면서, AC: 신디케이트는 전작의 답답한 플레이 패턴을 크게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C: 오리진 - 약지를 자르기 시작한 이유

AC: 오리진 메인 스토리는 암살단의 기원을 다뤘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신조와 함께, 암살검이 조직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게 된 계기는 시리즈 내내 공개되지 않았던 진실 중 하나였다.

주인공 바예크는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을 암살하는 과정에서 다음 타겟이 목욕탕에 출현한다는 정보를 얻는다. 아내이자 동료인 아야는 바예크에게 암기로서 암살검을 전해주고 바예크는 암살 도중 타겟의 격렬한 저항으로 약지를 잃고 만다.

이후 바예크는 최초의 암살단인 감주어진 존재들을 결성하고 입문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스스로 약지를 자르는 의식을 시작한다.

AC: 오디세이 - 그런데 손등이라고?

AC: 오디세이 첫 번째 DLC, ‘최초 암살검의 등장’에서 공개된 암살검의 기원은 충격적이면서 유머러스하다. DLC는 그동안 시리즈 내내 언급했던 최초의 암살검 사용자, 다리우스(아르타바누스)와 미스티오스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암살검을 손등에 착용한 다리우스의 모습은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AC: 오디세이는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이 암살검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암살검은 다리우스의 전용 무기로 등장한다. 암살검으로 능수능란하게 적을 섬멸하는 다리우스의 모습을 감안하면, 암살자들은 AC: 오리진의 무대였던 기원전 1세기부터 15세기까지 암살검의 잘못된 사용방법으로 애꿎은 약지를 잘라야만 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AC: 발할라 - 암살검의 두 번째 귀환

다리우스와 마찬가지로 주인공 에이보르는 암살검을 숨기지 않는다. 상대와 전면전을 즐기고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 정면에서 암살검을 휘둘러 위기를 모면한다. 은밀함과는 거리가 멀다. 암살단과 에이보르는 오로지 후드와 암살검을 착용했다는 공통점만을 공유한다.

이에 대해 AC: 발할라 다비 맥데빗 디렉터는 “바이킹 전사들은 자신이 죽인 적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위를 명예롭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러한 배경에서 에이보르 또한 암살검을 숨기기보다 드러내는 쪽을 선호했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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