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창작은 모든 문화콘텐츠에서 기초공사에 해당한다. 인디 문화의 힘이 커지는 현상은 콘텐츠 전반에 호재다. 인디게임에 실리는 무게가 기분 좋은 이유다.

시기는 많이 늦었다. 한국 인디게임은 팽창 수준에 비해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소수 대형 게임사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시장 전반적 분위기도 대작 게임 편중을 겪어왔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인디를 향한 관심은 급증했다. 

6월은 국내 인디게임들이 축제 준비에 돌입하는 시기다. BIC 페스티벌을 비롯해 국내외 다수 인디 행사가 접수를 시작하며, 시연과 심사로 수상 및 지원작을 가린다. 매년 기회의 장은 늘어났고, 올해도 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인디커넥트(BIC) 페스티벌은 국내 인디게임 최대 행사다. 2016년부터 글로벌 인디게임쇼 형태로 부산에서 열렸고, 매년 최다관람객을 경신하며 성장했다. 2019년은 보금자리를 옮겨 규모를 확대하기도 했다. 올해는 10월 19일부터 온라인으로 개최 예정이다.

2016년 시작해 인디게임의 축을 담당한 행사는 하나 더 있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이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최됐고, 이후 북미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전세계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후발주자에 속하는 행사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곳은 성남시가 주최하고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주관하는 인디크래프트다. ‘게임은 문화다’ 슬로건 아래 국내외 우수 인디게임을 발굴하고, 유저와 개발자 및 플랫폼 상생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디크래프트 2020은 7월 22일 B2B섹션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온라인 가상 전시 게임쇼를 오픈한다. 5월 20일부터 후원 모집을 시작했고, 열흘 만에 개인후원자로 1,400만원 가량의 후원금을 달성하면서 관심을 입증했다.

네오위즈와 경기도콘텐츠진흥원 공동 주관으로 첫 발을 내딛는 방구석 인디게임쇼(BIGS: Banggusuk Indie Game Show)도 화제다.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쇼들이 취소되며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페스티벌이다.

네오위즈는 수년 전부터 국내 인기게임 퍼블리싱 및 지원에 노력하면서 게임시장 생태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유저들과 만날기회조차 사라진 국내 인디게임 개발사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기획한 행사"면서 "새로운 시도이자 축제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이 2019년부터 시작한 인디게임 패스트트랙도 조금씩 규모를 키우고 있다. 위와 달리 게임쇼 형태는 아니지만, 개발 환경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지원사업이기 때문에 가치를 가진다.

제3회 인디게임 패스트트랙은 최우수 작품을 6편 선정해 각 3천만원의 제작지원금을 지원한다. 유니티의 프로젝트 개발 기술지원, 페이스북 게이밍 파트의 UA마케팅 컨설팅, 그밖의 글로벌 퍼블리셔들의 매칭 지원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스팀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해외의 다양한 게임들이 유저에게 노출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갈망하는 유저와 개발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거기에 코로나19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게임 인구가 합류하는 시기다.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수단으로 인디게임의 잠재력이 주목을 받는다. 올해는 온라인 행사를 중심으로 하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유저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창의적인 게임들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아이디어와 작품성으로 빛나는 작품은 산업 전체에 영감을 준다. 능력을 가진 이들의 게임이 마땅한 대우를 받고, 게임 창작을 통한 자아 실현이 빛을 볼 필요가 있다. 한국게임이 다양성을 얻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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