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에 공식적으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쟁전이 도입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펍지주식회사가 경쟁전을 도입한 목적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공식적으로 실력을 가늠하고 자연스럽게 e스포츠로 이어질 수단을 제공하기 위함이며, 두 번째는 진지한 PvP 전용 매치 환경에서 유저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배틀그라운드는 대부분의 PvP 기반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쟁전이 존재하지 않았다. 유저의 실력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랭크점수가 있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했다. 그 결과 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의 비율이 높아 제대로 된 점수 구분이 어려웠으며, 별도의 룰도 존재하지 않아 공신력이 부족했다.
 
새롭게 출시된 경쟁전은 단점을 보완했다. 최대 64명의 유저가 참가할 수 있게 변경돼 e스포츠의 공식룰을 따르며 더 빠르고 많은 파밍, 운에 의해 변수가 창출되는 레드존의 삭제, 석궁과 모터 글라이더가 스폰되지 않는 등의 변경사항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쟁전을 해치는 요소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 도입이다. 먼저 경쟁전을 플레이하려면 일정 레벨 이상의 서바이벌 마스터리 레벨을 달성해야 한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저는 해당 계정이 정지당하면 새로운 계정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경쟁전은 일정 레벨 이상의 서바이벌 마스터리를 요구하고 있어 재접근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여기에 SMS 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경쟁전 참여가 불가능하다. 더불어 SMS 인증을 한 계정이 영구 이용 제한 처분을 받을 경우, 해당 계정을 인증하는데 사용된 전화번호는 더 이상 다른 계정의 인증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

즉, 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를 걸러낼 수 있는 정화시스템을 갖춰 경쟁전 점수의 공신력을 확보하고 유저들의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즉각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를 완벽하게 막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 일반모드에 비해 경쟁전에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 유저를 만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물론, 높은 티어 구간에 비해 낮은 티어 구간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쓰는 유저들이 여전히 많은 것은 사실이기에 이를 보완할 대책 마련의 필요가 있다.
 
게임의 재미 자체도 확실히 올라갔다. 매 경기 자신의 실력에 따라 점수가 변동돼 유저들의 집중도가 높다. 자연스럽게 경기에 긴장감이 발생하는 구조이며, 일반모드와 달리 봇이 존재하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점수 산정 시스템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치명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현재 경쟁전은 4인 스쿼드 모드만 지원하고 있는데, 점수는 킬과 어시스트, 개인 순위에 따라 집계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팀 순위가 아닌 개인 순위에 따른 점수다.
 
스쿼드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팀 순위가 아닌 개인 순위에 따라 점수가 부여되면서, 팀전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팀원 중 한 명이 기절했을 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다른 팀원이 부활을 시도하는게 일반적인데, 경쟁전은 그렇지 않다. 팀원을 부활시키려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빠르게 사망할 경우 경쟁전 점수가 하락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는 팀원이 없다.
 
사전에 파티를 구성한 후 경쟁전에 입장한 팀이 아닐 경우, 이 같은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발생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같은 팀원을 위해 자신의 점수가 떨어지는 것을 감안할 유저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매칭시스템도 개선이 필요하다. 경쟁전임에도 랜덤 매칭으로 구성된 스쿼드와 사전에 팀을 결성해 참여하는 스쿼드가 함께 매칭된다. 랜덤으로 매칭된 팀과 사전에 구성된 팀의 차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명확하다. 다만, 매칭풀과 관련된 문제로 단기간에 해결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경쟁전이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다소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 배틀그라운드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쟁전은 이제 첫 시즌을 시작했을 뿐이다. 밸런스 잡힌 랭크 게임으로 호평받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도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매 시즌을 거듭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왔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장르적 특성은 다르지만 충분히 참고할 만한 모델이 존재하는 만큼, 부족한 점을 하나씩 채워나간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경쟁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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