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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온라인 쇼케이스, 이미 찾아온 '새로운 시대'

기사승인 2020.05.15  16: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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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라인 간담회 보면 어때요? 우리도 지금 고민이 많은데..."

최근 게임사 관계자와 연락하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다. 국내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실시간 온라인 방식은 드물었다. 자의는 아니지만, 국면은 극적으로 전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세계적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는 다소 진정됐지만, 돌발적인 전파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게임계 비즈니스 형태 역시 많은 부분을 바꿔야 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며 회의는 화상과 음성으로 대체됐고, 인터뷰는 서면으로 주고받았다. 행사는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미디어 쇼케이스는 게임 출시와 대형 업데이트를 발표하는 주요 행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온라인 전환은 불가피했다. 단, 시행착오를 통한 업계의 고민은 아직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에 발맞춘 형태의 행사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간담회는 업체 전체 일정표 속에서 시기를 결정한다. 당장 하루이틀 전에 신규 확진자 추이를 보며 결정할 수 없다. 크게는 1개월 단위로 순차적 프로모션을 계획하게 된다. 개발 일정에 맞춘 최적의 홍보 시점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중요한 행사 일정을 잡아야 하는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수년 전부터 대형 신작을 개발해온 한 게임사는 6~7월경 최초공개 쇼케이스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진정 국면이 쉽사리 찾아오지 않으면서 온라인 전환 여부에 갈등이 생겼다.

관계자는 "화제성은 분명 오프라인 행사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다음주 확산세도 장담하지 못하는 모습이라 사회 분위기를 지켜보며 갈등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다들 온라인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한 경험이 없어 노하우 공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고충을 밝혔다.

비단 게임계만의 고민은 아니다. 산업을 불문하고 미디어 간담회는 정해진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간담회 일시와 장소를 준비하고 미디어에게 초청장을 보낸 뒤, 좌석과 보조자료 등 지원 설비를 세팅한다. 관계자가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미디어 관계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오랜 기간 노하우가 축적된 안정적 법칙이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급히 전환되면서 간담회 기본 공식에 한계가 드러났다. 기존 오프라인 간담회 형식을 그대로 온라인에 옮기는 것은 간담회 본연의 뜻을 살리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달 어떤 게임은 업데이트 발표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모든 유저들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유저 반응은 좋지 않았다. 예전 미디어 쇼케이스와 똑같은 무대 및 발표 형식을 사용했고, 질의응답도 즉석이 아니라 운영진이 사전에 질문을 선택한 뒤 답변했기 때문. "간담회가 아니라 일방적 공지 영상 아니냐"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터져나왔다.

공식이 고착화됐기에 그밖의 형태로 다양한 발표를 진행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온라인 쇼케이스는 모든 유저들이 동시 시청하며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오프라인 미디어 간담회나 유저 간담회와 다른 특성을 가진다. 온라인 환경에서 유저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법이 요구되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온라인 쇼케이스 형태에 대해 "효율적인 소통 방법을 구상하는 일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답했다. "기획을 시작할 때는 온라인이라 소통은 편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오히려 온라인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것.

해외 게임계는 일찌감치 미디어 행사에 온라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닌텐도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콘솔 플랫포머들은 수년 전부터 쇼케이스의 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겼다. 2011년부터 뿌리를 다져온 닌텐도 다이렉트, 그리고 소니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등의 행사는 이미 정착되어 온라인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함께 나온다. 순수 온라인 행사에서 한국은 명백히 후발주자고, 클래식 미디어 형태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러 있었다는 것.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해 인터넷방송이나 게이미피케이션 형태의 신개념 쇼케이스를 만드는 것도 가능성은 있다.

결국은 쇼케이스의 주인공이 되는 '게임'이 발전해야 한다는 근본적 지적도 많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유저들이 게임 자체에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데, 쇼케이스 방식이 어떻든간에 화제를 끌 수 있겠느냐"며 반성의 목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허전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분명 오프라인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힘들다. 미디어 행사에서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중요한 문답, 유저 간담회에서 울려퍼지는 박수와 환호성은 당분간 듣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잃는 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소통의 가능성 역시 무수한 문화적 양태를 지닌다.

간담회 시스템 전체가 거대한 변화를 맞이할 조짐이 보인다. 사회학자들이 예측하듯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이후 일상은 많은 지점에서 달라질 것이다. 그중 대표적 분야가 소통 이벤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이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시스템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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