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안팎에 악재가 겹친다. 모바일 스포츠 장르 침체가 임계점에 왔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진다.

27일 플레이스토어 매출 50위권에 생존한 스포츠게임은 단 2종이다. 넥슨의 피파온라인4M과 컴투스프로야구2020. 그마저도 피파온라인4M은 온라인게임 계정 관리에 가깝고, 컴투스프로야구2020 역시 시즌 초창기를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모바일게임 초창기부터 스포츠 장르는 플랫폼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을 중심으로 프로야구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고, 야구와 축구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게임이 쏟아졌다. 농구와 레이싱 외 다양한 종목에서 시도가 나왔고, 수집형 스포츠게임이라는 장르 결합이 이뤄지기도 했다.

위기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무렵이지만, 조짐이 보인 것은 오래 전이다. 2013~2014년경부터 활발하게 출시한 스포츠게임 중, 기존 IP가 아닌 신작은 대부분 성공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2013년 초 출시한 이사만루 시리즈가 '막차'로 꼽힌다. 

기존작들 역시 그 시기를 기점으로 성장보다는 유지보수에 만족하는 흐름으로 변신했다. 작년 11월 야심차게 출시한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것은 지금 스포츠 장르의 현실을 단면으로 보여준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야구와 축구지만, 명가로 불리던 곳들도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킬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

위기는 매출 순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장르 전체에 신규 유저의 유입이 마르고 있다. 모바일 인기순위에서 스포츠 장르는 해외 캐주얼게임을 제외하면 장기간 차트에서 발견하기 힘들어졌다.

위기가 심화되는 중, 모든 스포츠 장르에 작용한 악재도 치명적이다. 코로나19(COVID-19)의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주요 대회가 모두 멈춰버린 것. 스포츠게임 특성에서 현실 스포츠 상황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선수가 곧 '캐릭터'의 역할을 하며, 유저 몰입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소중한 매출원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연기는 국내 게임사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국내 스포츠 장르에서 가장 많이 소재로 삼는 대회다. 현재 리그 개막은 빨라도 4월 20일 이후로 연기됐다. 유저의 관심이 스포츠에서 멀어질 경우 게임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문화가 게임산업에 호재 아니냐는 의견도 듣지만, 모바일게임 서비스에서 얻는 실적 향상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그보다 스포츠 대회 중지가 훨씬 타격이 크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부상황 탓만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스포츠게임이 게임성에서 매너리즘에 빠진지 오래라는 것. 매 시즌 업데이트로 선수 데이터를 갱신하는 선에서 발전이 멈춰 있었고, 현실 스포츠 캐릭터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정체되는 현상도 누적되어 왔다.

매년 시즌만 갱신되는 방식에서 문제점은 하나 더 있다. 물론 기존 유저들의 데이터가 보존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앞서 언급된 유저 유입에서 장벽이 생긴다. 그만큼 '고인물' 시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저들 사이에서도 흘러나온다. 

기존 유저들을 잡고 새로운 세대 유저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필요하다. 당장의 과금모델을 버리더라도 트렌드에 맞춰 과감한 쇄신이 요구되는 이유다. 물론, 개발 관점에서 쉽지 않은 미션이다. 장르 발전을 위한 잠재력이 다시 탄생할 수 있을까. 스포츠게임 개발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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