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LoL)가 등장하기 전부터 MOBA 장르를 즐겨 했던 유저라면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 카오스를 기억할 것이다.

카오스는 나이스게임티비에서 카오스클랜배틀(CCB)란 이름의 대회가 수차례 개최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며, CCB 출신 선수들이 LoL 프로게이머로 전향하는 등 MOBA 장르의 인기 견인과 함께 장르가 e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워크래프트3 유즈맵이었던 카오스는 ‘카오스 온라인’이란 독립의 게임으로 출시되는 등 LoL이 등장하기 전까지 MOBA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LoL의 전성기 이후 인기가 하락함에 따라 2018년 6월 서비스 종료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지만, MOBA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유저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던 카오스 IP(지식재산권)는 2020년 2월, 엑스엔게임즈의 손에서 카오스 모바일이란 이름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출시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탑10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부활한 카오스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이 아니다. 모바일로 플랫폼이 변경되면서 MMORPG로 옷을 갈아입었다. 과거 카오스 온라인을 즐겼던 유저들의 입장에서 장르 변화는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강림시스템이다. 원작에 등장했던 인기캐릭터 다래, 래퍼드, 레오닉, 엘딘, 악동, 브로켄 등을 강림 캐릭터로 만나볼 수 있다. 강림캐릭터는 리니지 IP 기반의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신카드 개념과 유사하다.

일반적인 캐릭터(기사, 궁수, 마법사)로 게임을 플레이하던 유저는 강림캐릭터로 다래, 래퍼드, 레오닉 등 추억의 인기 캐릭터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강림 캐릭터는 공격력, 치명타, 공격속도, 시전속도, 방어력 등의 추가 능력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월한 플레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강림시스템이 게임의 주요 과금모델이다 보니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이상 높은 등급의 강림 캐릭터를 얻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게임에서 각종 이벤트 또는 미션으로 어느 정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카오스 모바일의 또 다른 특징은 클래식한 MMORPG 분위기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검은사막 모바일, V4처럼 비주얼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아니라, 리니지M이나 로한, 에오스 레드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스템도 후자에 언급한 게임들과 굉장히 유사하다. 필드PK, 1대1 거래, 룬과 펫시스템, 보스레이드 등을 지원한다. 그중 1대1 거래는 카오스 모바일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1대1 거래가 가능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카오스 모바일의 이름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거래된 내역만 보더라도 전설등급 지팡이가 약 200만 원에 판매되는 등 고가의 아이템이 거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같은 게임들은 젊은 유저층보다 중장년층 유저들이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과거 2~30대에 카오스 IP를 경험한 유저들이 자금력을 갖춘 3~40대가 되면서 카오스 모바일에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무엇 보다 ‘같이 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유저 평가가 긍정적이다. MMORPG나 MOBA 장르는 유저들이 함께 모여 즐겼을 때 재미가 극대화되는데, 카오스 모바일은 원작의 게임성에 MMORPG의 장점을 결합해 유저들이 함께 북적저리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한 달 동안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엑스엔게임즈의 카오스 IP 재해석이 타깃 유저층에게 제대로 통했음을 입증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관리다. 카오스 모바일과 유사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에오스 레드나 로한 등의 게임도 1대1 거래를 전면에 내세워 매출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서서히 인기가 하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근 있었던 업데이트처럼 장비 드랍률 및 골드 획득량 증가 등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이어나간다면 한동안 상위권에서 경쟁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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