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로테이션의 효과는 뚜렷했다. 오버워치 리그 5주차 일정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영웅들이 전장에 등장했고 결과도 예측불허였다. 

오버워치 리그는 5주차부터 영웅 로테이션으로 돌격 1종, 지원 1종, 공격 2종의 영웅 선택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한번 금지당한 영웅은 1주일동안 리그에서 선택할 수 없으며, 다음 금지 대상은 최근 2주간 경기 중 픽률 10% 이상을 기록한 영웅 사이에서 무작위로 추첨한다. 

영웅 로테이션 도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나뉘었다. 메타 고착화를 해결하기 위해, 큰 변화를 선택했다는 반응과 부족한 챔피언 풀로 인한 고육지책이라는 의견이 함께다. 한편, 첫 영웅 로테이션 대상인 라인하르트, 모이라, 맥크리, 위도우메이커의 이탈로 바뀔 경기 양상에 대해서도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토론토 디파이언트와 플로리다 메이헴의 대결로 시작한 5주차 일정은 그야말로 변수의 연속이다. 1세트 부산부터 솔저76-트레이서를 시작으로 솔저76-아나, 젠타야, 브리기테 등 지난주까지 보기 어려웠던 영웅들이 조합의 중심으로 등장했다. 

하이라이트는 상대의 파라-메르시 조합을 받아치기 위해 'BQB' 이상범이 애쉬를 꺼낸 순간이었다. 애쉬는 리그에 합류한 이후 제한적인 성능으로 인해 좀처럼 등장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라의 카운터인 맥크리, 위도우메이커가 금지되면서 차선책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토론토 디파이언트는 파라를 둠피스트로 교체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플로리다 메이헴은 세트를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두 팀은 트레이서와 브리기테, 토르비욘 등 다양한 영웅을 기용하며 전략을 겨뤘고 승리는 ‘야키’ 김준기의 활약으로 플로리다 메이헴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오버워치 리그의 영웅 픽률에서 애쉬는 0.2%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솔저76와 토르비욘 역시 마찬가지였다. 솔저79와 토르비욘의 2019 리그 전체 픽률은 각각 1.1%, 0.4%로 플레이오프에 등장했던 시그마의 7.1%보다 떨어지는 수치를 보이며 비주류 영웅으로 취급받았다. 

영웅 로테이션이 메타의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다음 금지 영웅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주차는 윈스턴, 루시우, 솔저76, 솜브라를 고를 수 없으며, 5주차에서 이탈했던 영웅들은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전환된다. 

윈스톤과 루시우 모두 해당 역할군에서 높은 픽률을 보이고 있는 영웅이라, 다음 경기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챔피언은 돌진조합의 핵심을 담당하는 데다, 상대 방벽을 해제할 솜브라도 이탈한다. 때문에 위도우메이커-한조 중심의 스나이퍼 조합이나 방벽메타도 등장할 수 있다. 

메타와 함께 영웅을 영웅으로 대응하는 오버워치의 특징이 대회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할 만하다. 파라-메르시 조합을 막기 위한 애쉬 픽은 이전에는 공감 받기 어려운 선택이었으나, 이번에는 상대가 조합을 전면 수정하도록 만들었다. OP조합을 OP조합으로 상대해야했던 지루한 경기 양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영웅 로테이션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그와 경쟁전의 영웅 로테이션 대상이 달라, 선수들이 경쟁전에서 특정 영웅을 연습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퓨전의 ‘포코’ 가엘 구제시는 SNS로 문제점을 지적하며 프로선수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음을 전했다. 

매주 어떤 영웅이 이탈할지 모르기에, 다양한 변수를 연습해야 하는 코칭스태프가 느끼는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로 경기 양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팀을 역으로 제압하는 기반이 마련됐다고도 볼 수 있다. 

향후 태평양 동부 디비전 팀들의 합류로 오버워치 리그 양상은 보다 다변화될 전망이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홈스탠드 경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살아난다면, 팬들은 온라인에서라도 리그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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