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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디펜스게임 유행, 진화는 이제 시작이다

기사승인 2020.02.14  18: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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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 장르는 게임의 고전 문법을 가볍게 뒤틀면서 발생했다. '어딘가를 점령 혹은 파괴하거나 적을 물리치면 승리'라는 기존 관념에서, '유저의 특정 오브젝트가 무너지면 패배'로 전환된 것. 여기에서 승리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조건을 충족하지 않아야 하는 게임의 개념이 탄생했다.

1990년 게임인 램파트가 원조격으로 꼽히며, 다른 장르 게임에서도 특정 구간에 따라 디펜스 시스템을 채택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했다. RTS에 종종 등장하는 기지 방어 미션이 좋은 예시다. 게임의 거시적 자원은 시간이나 적 유닛 숫자가 된다. 정해진 시간 동안 버티거나, 고정된 상대 병력(웨이브)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패배하지 않는 것 등이 단골 목표다.

순간 방심하면 패배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좋고, 육성과 액션의 재미를 넣기에도 편한 장점이 있다. 잘 풀린 디펜스 게임에서는 마치 무쌍 게임을 플레이할 때와 같은 성취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피터 몰리뉴의 던전 키퍼처럼 역발상을 사용하는 게임에도 디펜스 요소는 유용하게 쓰였다.

팝캡게임즈의 식물 대 좀비는 디펜스 장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게임이다. 2009년 첫 타이틀이 등장한 이후 세계 최고의 디펜스 흥행작이 됐다. 아주 간단한 게임방식으로 시작해 무한한 패턴으로 확장됐고, 유저들은 컨트롤에서 피로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느꼈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게임이 킹덤러쉬다. 플래시 게임으로 시작해 모바일과 PC로 옮겨온 이 시리즈는 킹덤러쉬 프론티어에서 만개했다. 레벨 디자인이 다채롭다는 것이 장점으로, 스테이지마다 방어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는 동시에 유닛의 성장과 조작감에서 쾌적한 느낌을 들게 했다.

두 게임의 가장 큰 의의는 디펜스 장르에서 게임성의 다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다. 단순히 더 강한 적이 아닌 다양한 패턴으로 밸런스를 조절한 것.

한국 디펜스게임 중 게임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사례로는 팔라독이 흔히 꼽힌다. 유닛의 개성과 성능 구분이 선명하고, 과금 모델도 적절했다. 2012년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후 쏟아져나오는 횡스크롤 시점 디펜스 게임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몇년간 모바일 디펜스 게임은 게임성에서 정체기를 겪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변기가 계속되면서 다양한 장르로 유행 변화가 오갔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플랫폼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디펜스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모바일에서 디펜스 장르는 가장 간단한 규칙과 컨트롤로 최대한 생각할 기회를 준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복잡한 컨트롤은 재미를 느끼게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각종 액션RPG들이 결국 자동사냥을 넣어야 했던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간편 조작과 게임의 재미를 모두 챙길 만한 타협점을 찾은 결과, 디펜스 장르가 최적의 수단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은 타당성이 있다.

모바일에서 인기를 끌 만한 다른 요소를 결합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최근 출시한 명일방주는 디펜스와 수집형, 그리고 코레류를 절묘하게 엮은 사례다. 디펜스라는 특성상 극명한 성격을 가진 다른 유닛을 모두 사용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유연한 과금모델과 연결된다.

넥슨의 카운터사이드는 수집형RPG의 뼈대에 디펜스 요소를 양념으로 얹은 방식에 가깝다. 이 경우 캐릭터 성능에 따라 게임 난이도 조절이 까다로워질 수는 있다. 대신 승리 공식을 제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또다른 게임성을 창조할 가능성이 있다.

디펜스도 완벽한 재료는 아니다. 플레이 지속성에 대한 의문은 불안 요소로 남는다. 멀티플레이에서 디펜스 장르가 롱런을 해낸 경우는 많지 않다. 콘텐츠 소모 속도에 비해 업데이트가 빠르기 어렵고, 운영 과정에서 반복성 콘텐츠로 빠질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이유는 아직도 발전할 방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작년은 오토체스로 대표되는 오토배틀러 장르가 성공적 모델을 만들었다. 랜덤 디펜스에 자동전투 및 유저간 생존 경쟁이 결합되면서, 어렵지 않은 컨트롤과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했다. 운 요소가 적절하게 혼합되면서 변수 가득한 재미도 존재했다.

그밖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융합 형태가 미래에 탄생할 수도 있다.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모바일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장르가 디펜스 시스템을 통해 재해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돌고 돌아 다시 유행이 찾아오기 시작한 디펜스 장르, 아류작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참신한 시도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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