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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전쟁, 한국게임 감성은 늙어간다

기사승인 2019.12.11  1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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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다른 게임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 활동이다. 더 상위 개념은 '미디어'로 흡수된다. 물론 게임 역시 엔터테인먼트에 포함되는 문화콘텐츠다.

오늘날 미디어는 하위 장르의 경계선이 희미해졌다. 누구든 스트리밍으로 방송을 시청하다가 게임에 진입할 수 있고, 유저 참여형 콘텐츠와 인터랙티브 무비 등 장르 구분을 허무는 시도가 활발해졌다. 구독형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소유의 가치도 줄어들었다.

국내 게임계 전체 매출은 아직 굳건하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경쟁 사이에서 게임이 주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현상이 뚜렷하다.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게임은 미디어 중 1순위가 아니다. 특히 청소년과 아동층은 게임을 능가하는 놀이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세대다.

게임계는 아직도 그 문화를 파악하지 못했다. 긴 미래를 봤을 때, 적신호는 이미 켜져 있다.

현재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흥행 공식을 쌓아나간다. 첫째는 원초적인 재미를 주는 방식이다. 개인방송이나 짧은 유튜브 영상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며, 가장 편해 보이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둘째는 퀄리티와 감동 등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구독 서비스에서 관련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재 K-pop 역시 퍼포먼스나 연출을 통해 세계적으로 어필한 면이 크게 꼽힌다. 그밖에 아이돌의 V라이브 등 소통 콘텐츠가 존재하는 것도 문화적 만족감 충족에 해당한다.

게임은 이 2개 방향이 모두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게임 콘텐츠가 발전을 시도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국 게임은 극히 소수를 제외하면 전통 방식에 머물러 있다.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연구에 따르면, 아동 및 청소년의 하루 평균 게임 이용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인터넷방송 시청 시간은 이미 게임을 뛰어넘었으며,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그중 가장 큰 시청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튜브 플랫폼의 게임 카테고리다.

이렇듯 인터넷 게임방송이 게임 플레이보다도 대중화된 시대에서, 게임의 인터넷방송 활용이 단순 홍보비 지급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해외의 경우 방송 환경을 고려해 콘텐츠가 재생산될 수 있는 게임들이 활발히 기획되는 한편, 아예 방송과 게임을 연동해버리는 시도도 흔히 나온다. 그에 비해 국내 게임계는 홍보 수단으로서의 방송 외에 게임을 향한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 유저 숫자가 2017년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현상 역시 '감성 업데이트'의 부재로 해석할 수 있다. 30대 이상 게임 인구는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10대 유저는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뉴미디어 세대를 잡지 못하면 유저층은 점점 편중되고, 고연령에 의존하면서 새로운 감각이 더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국내 엔터테인먼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화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 뉴미디어의 핵심으로 각광받은 게임이 오히려 뒤떨어지는 모양새다.

노년층 전유물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존재하던 씨름마저도 올해 들어 인터넷으로 부활했다. 씨름대회들의 결승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지상파 예능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각종 유튜버 채널을 통해 2차창작된 하이라이트 영상들도 새로운 블루오션을 떠올랐다.

몇몇 씨름 선수들의 비주얼이 크게 작용한 점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직관성이 뛰어나다는 특성을 활용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구성한 것도 주효했다. 연출도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한편, 고중량 체급에 가려져 있던 기술 씨름의 화려함을 강조해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했다.

국내 게임계는 이미 다른 미디어들에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미디어 과용으로 인한 부작용의 책임 소재만 뒤집어쓰는 상황에 처했다.

젊은 감성을 되찾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현재 국내 게임 중 2000년대 감성과 시스템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게임을 찾기 어렵다"는 유저들의 쓴소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20여년 전 게임산업 태동기부터 한국 게임의 감성을 이끌던 주역들이 아직도 최종 결정을 맡고 있다. 그 시절 새롭던 감성은 지금 새롭지 않다. 젊은 세대의 감각과 아이디어가 더 많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낯선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적극 수용하고 도전하는 '결정권의 세대교체'가 필요해진다.

게임계는 더 세련될 필요가 있다.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행 능력과 의지의 문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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