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모든 게임에서 인간을 앞서는 시대가 오고 있다.

바둑 딥러닝 AI인 알파고로 돌풍을 일으킨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스타'가 배틀넷 상위 0.2%에 올랐다는 연구 논문을 10월 31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알파스타는 딥마인드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2 딥러닝 AI로, 올해 1월 유럽 중상위권 프로게이머와 상대로 10승 1패를 기록한 뒤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눈부신 속도로 발전했다. 1월 대결에서 프로토스만 선택했지만 지금의 알파스타는 3종족 모두 그랜드마스터 수준에 이르렀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스타크래프트2 정복이 가진 의미로 '정보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스타크래프트2는 바둑과 달리 시야 안에서만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실시간 대전의 특성으로 매초 변수가 발생하는 게임이다. 또한 조작 속도가 제한되어 우선순위와 컨트롤 중요도를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한다.

알파스타는 위와 같은 조건에서 전체 평균승률 99.8%을 기록했다.

훈련 비결은 멀티 에이전트 강화학습(MARL)이었다. 학습 과정에서 효율적 유닛 생산이나 조작 등 간단한 목적을 가진 AI 다수가 협업과 경쟁을 하고, 스스로를 상대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시행착오로 판단을 업그레이드했다.

딥마인드는 알파스타를 통해 발전한 알고리즘을 게임 외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범용 학습 인공지능은 물론,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등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 가장 빠르게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팀플레이도 가능할까?" 라는 의문도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 해답은 openAI가 풀어냈다.

동명의 업체에서 개발한 딥러닝 인공지능 openAI는 팀 기반 게임인 도타2를 소재로 학습과 발전을 시도했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1vs1 레인전은 프로게이머 상대로 모든 대결을 이길 만큼 강력했으나, 작년 8월 대결에서 우려대로 팀워크와 오브젝트 운영에서 미숙한 점을 보이며 프로팀 페인게이밍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올해 4월, 인공지능은 팀플레이마저 앞서는 데 성공했다. 2018 더 인터내셔널 우승팀인 OG와의 대결에서 2:0 완승을 거둔 것. 마우스 및 반응 속도를 인간 상위권 수준으로 제한한 채 경기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OG에 비해 합류 속도와 한타 짜임새가 앞선 모습을 보여주면서 딥러닝 학습의 놀라운 속도를 증명했다.

인간의 발전 잠재력도 한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도타2 openAI 파이트 아레나에서 인공지능은 7215승 42패의 압도적 승률을 기록했지만, 그 openAI에게 10연패를 안긴 유저도 등장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딥러닝 인공지능 역시 어딘가에 허점이 존재하며, 그 메커니즘을 간파할 수 있다면 공략이 불가능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오리올 비냘스,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스타크래프트2 책임 프로듀서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오리올 비냘스, 블리자드 크리스 시거티 스타크래프트2 책임 프로듀서

openAI의 샘 올트먼 대표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언급했다. 세계적인 석학 중 일부는 "AI가 인류에 치명적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문명에 미칠 영향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확실한 것은,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에 게임이 가장 중요한 실험 공간이라는 점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작년 12월 인류의 난제였던 3차원 단백질 아미노산 결합구조 예측 알고리즘을 선보였고, 의료계에서는 치료 방법 선택에서 AI가 더 정확한 모습을 보이며 대안으로 떠올랐다. 학습 알고리즘과 인지도 상승에서 게임의 역할은 부정하기 어렵다.

게임은 AI를 발전시키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자존심을 건 대결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음은 어떤 종목에서 승부가 펼쳐지고, 유저들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 두려우면서도 흥미로운 실험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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