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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게임은 진화할 수 있을까?' 그라비티에 물었다

기사승인 2019.10.29  19: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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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방치형게임에 대한 화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메인스트림은 아니지만 약방의 감초처럼 게임시장의 한 구역을 담당해온 장르다.

방치형게임의 탄생과 발전 방향은 엇갈린다. 실험적 시도에서 출발했지만, 소규모 개발사와 라이트유저들을 만족시키는 흐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유저 인식에서 긍정적인 개념은 아니다. 전형적인 방치형게임을 만들었지만 소개 문구에 '방치형'이라는 단어를 꺼리는 곳도 있을 정도다.

궁금했다. 어느 순간 언급이 사라졌다. 최근 RPG들이 방치형과의 접목을 표방하면서 경계도 모호해졌다. 이제 방치형게임은 장르가 아닌 하나의 요소로 남는 것일까. 그 자체의 매력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할 방법도 있을까.

적절한 질문 대상은 쉽게 찾았다. 방치형게임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게임사 중 눈에 띄는 곳이 그라비티다. 장수 IP인 라그나로크를 주무기로, 포링의역습에 이어 올해 초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이하 으라차차)를 출시하면서 장르를 끌고 나가는 중이다. 그라비티 정일태 온라인사업팀장은 방치형의 '진화'를 말하고 있었다.

그라비티 정일태 온라인사업팀장

Q: 방치형게임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자동전투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차이를 구분하기 더 어려운데, 내부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나?

A: 진짜 차별화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 오토가 있는 일반적 게임은 유저가 뭔가 액션을 취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고, 플레이하지 않을 때는 성장이 멈춘다. 반면 방치형게임은 게임을 켜지 않아도 백그라운드에서 얻을 수 있고 성장한다는 것이 기준이다. 말 그대로 '방치' 상태에도 플레이를 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Q: '하는 사람만 하는 장르'라는 이미지도 있다. 취향차가 선명하고 유저 파이가 한정된다는 것인데, 실제 유저 분석으로도 그런가?

A: 어떤 장르든 성향 차이는 있다. MMORPG나 수집형을 좋아하는 유저풀도 한정되어 있는 것처럼. 방치형은 따로 나눠진다기보다 교집합으로 보는 편이다. 포링의역습은 주 타겟이 라그온라인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MMORPG를 주로 하던 유저들이다.

Q: 라그나로크 IP가 아직 강하다 보니, 그에 따른 영향도 강해 보인다.

A: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으라차차 역시 MMORPG 유저층이 많이 보인다. 서브게임 포지션으로 활용하는 유저 패턴이 상당수 감지됐다.

Q: 모바일에서 서브게임 포지션이 재조명을 받는 중인데, 출시 이전부터 의도하고 설계한 부분이 있나?

A: 방치형게임을 기획할 때는 '시간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도 성장하는 것'이 기본 포지션이다. 메인게임으로 즐겨도 좋겠지만, 다른 게임을 하면서도 서브로 계속 작용할 수 있는 설계를 했다. 방치형게임을 세 번째 선보이면서 노하우가 쌓였고, 유저 접근성을 높인 기획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브게임 포지션으로 흥행몰이 중인 XD글로벌의 오늘도 우라라

Q: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서 레드오션이 됐다는 분석도 분명 있다.

A: 모바일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한다. 방치형게임도 진화할 때가 됐고, 진화에 성공하는 게임이 방치형 시장의 핵심을 쥐지 않을까. MMORPG나 수집형게임도 정체된 느낌이 강하고, 다같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것 같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특히 정체되어 있을까?

A: 그래픽과 콘텐츠 형태가 공식화됐고, 결과적으로 게임성 면에서 진화가 더디다.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만들 여지가 충분히 남았다. 방치형게임 시장은 RPG 시장까지 교집합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Q: 그렇다면 진화의 측면에서, 타사의 방치형게임 중 독특하게 느꼈거나 인상 깊은 아이디어가 있었나?

A: 성장은 AI가 진행하지만 그밖의 모든 전략을 유저가 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든 게임이 있었다.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장르 전체적으로 레이드나 파티 콘텐츠에서 유저가 협동해야 하는 부분도 발전 중이다. 방치형게임이라고 해서 한 가지 패턴의 게임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RPG나 수집형에 가까운 게임 등 다양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Q: '아재'들 게임이라는 관념도 있는데.

A: 예전 포링의역습은 10대 유저 비중이 아주 높았다. 지금 서비스 중인 방치형게임들에 30~40대가 가장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방치형게임의 특성보다는 라그나로크 IP 팬층 영향이 큰 것 같다. 그전까지는 방치형게임이 10대와 20대가 주로 한다는 인식이 많았다.

Q: 그라비티는 방치형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이는데, 어떤 점에서 가능성을 봤나?

A: 방치형게임은 2~3년 전만 해도 손쉽게 놓고 환생하는 단순 시스템에 머물렀다. 하지만 어느새 MMORPG 스타일로 다른 유저도 만나며 즐길 수 있게 진화했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장르다. 편하고 간단한 게임의 재미를 찾는 유저를 대상으로 포지션이 잡히고 있다.

Q: 반대로 생각해서, MMORPG가 방치형게임에 가까워진다는 해석도 가능하겠다.

A: 어떤 장르든 다른 장르의 좋은 점을 흡수하면서 발전하기 마련인데, MMORPG에 비해 방치형게임 시스템 발전이 더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 교집합도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라비티 역시 MMORPG 신작도 준비하는 만큼 더 새로운 기획을 고민할 필요가 있고, 내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중이다.

방치형 성장을 도입했던 RPG 스피릿위시

Q: 차후 출시할 방치형게임은 어떤 점을 목표로 삼는지 궁금하다.

A: 지금이 2세대라면, 방치형 3세대로 가는 과정에서 3D 개발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보다 MMORPG에 가까우면서 우리만의 신선한 콘텐츠로 기획하려 한다. 물론 라그나로크 IP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Q: 방치형게임을 개발 혹은 서비스하고자 하는 곳들이 많다. 시행착오와 성과를 함께 겪은 입장에서 조언을 남긴다면?

A: 나보다 그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방치형이라는 장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 제약 없이 크게 보면 좋은 것 같다. 성공한 게임들의 요소를 방치형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그리고 시스템의 매력을 유저에게 어떻게 알릴지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렇게 찾아온 유저에게 무엇을 해줄지도 고민해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유저가 필요한 타이밍에 접속할 수 있게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으라차차의 경우 유저가 몇시에 길드전을 치르고 다른 콘텐츠를 돌봐야 하는지 시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 유저가 자연스럽게 보상과 선물을 받고, 다시 부담감 없이 접속해 일일퀘스트를 할 수 있도록 플랜을 짜면 효과적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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