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작 경쟁 속에서도 리니지2M의 인지도와 관심은 압도적이다.

한국 게임사에서 '리니지'는 모든 의미를 함축한 이름이다. 게임계 초창기를 이끌면서 국내 시장 최대 실적을 놓치지 않았고, 리니지M은 PC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최고의 IP라는 지위에 올랐다. 한편으로는 수많은 도전자들이 넘지 못한 한계인 동시에, 게임을 향한 각종 논란마다 도마에 고르는 과녁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9월 5일 쇼케이스에서 리니지2M 출시 시기를 올해 4분기로 확정지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따라올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 넘치에 말한 김택진 대표는 '혁신'이라는 말을 함께 강조했다. 16년 전 세상에 나와 모두를 놀라게 한 리니지2처럼, 과감한 도전과 기술 진보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관심도

엄청난 관심이 몰릴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업계가 술렁거리는 것은 당연하다.

리니지2M 사전예약은 7시간 뒤 100만, 18시간 뒤 200만, 5일 만에 300만을 넘어섰다. 300만 달성까지 14일 걸린 리니지M의 기록을 절반도 안 되는 시간으로 따라잡은 것. 물론 역대 게임 중 최단기록이다.

15일 오픈한 사전 캐릭터 생성은 리니지2M의 폭발력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 100개 서버의 캐릭터 등록이 마감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 리니지M은 동일한 규모의 서버를 마련해 8일 만에 마감시킨 전례가 있다.

모바일에서 먼저 열린 엔씨소프트 전용 게이밍 플랫폼 '퍼플'은 혈맹 사전결성을 준비하는 유저들의 글로 가득 찼다. 퍼플 앱 역시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5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 모바일, 충돌처리, 대규모 '쟁'

"우리는 캐릭터 충돌처리가 없는 게임을 쟁 게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리니지2M 개발진들 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한 글자가 있다. '쟁'이다. 리니지2M의 기술과 개발력은 대규모 쟁을 기본 초점에 맞추고 투입됐다고 알려진다. 그로 인해 충돌처리 도입은 필수적이었다. 충돌처리로 인해 현실처럼 지형 등을 활용한 전략과 전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저간 대규모 쟁에 동적 AI를 가진 몬스터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발표는 흥미롭다. 세력간 분쟁이 활발한 영지의 보스들은 설정에 따라 각기 다른 AI로 움직이고, 그로 인해 버프나 디버프를 받는 혈맹이 생기는 등 다양한 효과가 발생한다. AI와의 접목은 필드 인터랙티브 측면에서 강력한 생동감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재미에도 영향이 클 수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대규모 쟁에서 빠질 수 없는 우려는 서버다. PC플랫폼조차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기도 하다. 대규모 전투를 표방한 게임들도 서버 렉이라는 물리적 제약으로 인원을 줄이는 등 타협점을 찾곤 했다.

김환 테크니컬 디렉터의 말에 따르면, 엄청나게 많은 서버 코어를 사용해서 서버 렉이 거의 없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리니지2M의 그래픽에서 수많은 유저가 한 필드에서 싸우는데 렉 문제를 잡을 수 있다면 그것은 혁신이 맞다.

* '콘텐츠'의 혁신은 가능할까

국내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지점은 모바일 MMORPG다. 유저수와 매출, 대형 게임 숫자에서 독보적 장르다. 동전의 양면처럼 과제도 함께 남겨져 있다. 그래픽 및 기술력에 비해 게임성과 콘텐츠에서 오랜 기간 발전이 없었다는 지적도 늘 흘러나왔다.

태생적으로, 리니지2M의 세계관 구성과 게임성은 리니지2의 그것을 가져오게 된다. 결국 독자적인 재미를 줘야 할 부분은 콘텐츠다. 이 부분의 성패에 따라 리니지2M을 향한 시선은 다채롭게 변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리니지2M의 정보를 요약했을 때, 거대한 '놀이판'의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운영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냥터 하나가 다른 게임의 큰 지역 하나에 해당하는 크기를 가지고, 섬세한 레벨 디자인 작업으로 사냥터마다 완전히 다른 지형지물 전술을 구사하도록 하는 것.

인공적으로 추가하는 콘텐츠는 유저의 소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PvP와 세력 싸움이 MMORPG에서 끊임없이 화두에 오른 이유다. 전투에서 새로운 재미와 성취를 느낄 수 있는 게임 디자인과, 전투를 막힘 없이 지원해줄 개발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리니지2M 성패 분기점도 결국 콘텐츠의 뼈대에 달렸다.

풍요의 시대, 리니지2 초창기 업데이트된 크로니클2의 부제다. 리니지2M은 그 풍요의 시대를 기점으로 원작과 같고도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풍요의 시대는 리니지2의 전성기를 재현하는 이름인 동시에, 한국 게임계가 멈출 줄 모르고 성장하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리니지2M는 폭발적 흥행이 보장된 인지도와 기술을 가졌다. 게임 본연의 품질에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을 어떻게 재미로 녹여낼지에 달렸다.

리니지2M 출시 이후 결과물로 시장은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이제 수확의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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