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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육아, 15년 개발... 구글 Top3 인디게임 개발자 스토리

기사승인 2019.09.19  15: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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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평가를 받은 인디게임 개발자 3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19일 진행된 구글플레이 개발자 대화 간담회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페스티벌 2019에서 Top3으로 선정된 개발자가 참석했다. 서울2033:후원자를 개발한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 카툰크래프트를 개발한 스튜디오 냅 박성필 공동대표, 룸즈:장난감 장인의 저택을 개발한 핸드메이드 게임 김종화 대표가 주인공이다.

서울2033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광고 대신 추가 기능을 업데이트한 유료 버전 서울2033:후원자가 Top3 수상과 함께 인기상의 영예를 안았다.

카툰크래프트는 워크래프트2의 느낌을 토대로 아기자기한 아트를 구현했는데, 게임 난이도까지 아기자기한 것은 아니다. 모바일에 PC게임 느낌의 집중적 컨트롤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룸즈: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핸드메이드 게임의 김종화 대표가 15년 동안 장기 개발로 완성한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다.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

Q: 수상작을 개발하게 된 최초 계기는?

이유원: 고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었고,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해보곤 했다. 언어를 매개체로 나만의 세상을 표현하면 어떨까 싶어 만든 게임이 서울:2033이다. 텍스트만을 중심으로 해서 경험이 적은 우리 같은 개발자들이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았다.

박성필: 워크래프트2의 모바일 버전 같은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싶어서, 아내와 함께 기획해서 개발한 게임이 카툰크래프트다.

김종화: 룸즈 시리즈의 처음은 대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익사이팅 러브 스토리라는 유고슬라비아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거기 나오는 그림이 너무 재미있었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을 혼자서 탈출하는 퍼즐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Q: 지금은 어떤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나?

이유원: '투잡'을 뛰고 있다. 로스쿨 재학 중이고, 학업과 게임개발을 병행한다. 팀원들도 다른 직업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나에게 두 가지 일은 모두 본업이다.

박성필: 육아와 개발을 함께 하고 있다. 스튜디오 냅이라는 개발사 이름부터 아기가 낮잠 잘 때 게임을 만든다는 뜻이다. 내가 개발하고 아내가 아트를 담당한다. 육아 병행으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이번에 수상하면서 많이 해소된 느낌이다.

김종화: 15년 동안 가늘고 길게 게임을 만들었다. 회사도 다니고 파트타임 일도 하며 짬짬이 만들어 나온 게임이 룸즈다.

스튜디오 냅 박성필 공동대표

Q: 스스로 평가하는, Top3에 들게 된 매력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

박성필: RTS 장르답게 분주한 컨트롤을 모바일로 옮기는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편의성보다 컨트롤에 중점을 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김종화: 그림퍼즐에 더해 동화풍 세계관과 스토리에 함께 몰입하게 만들고 싶었다. 아트, 음악,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원: 모두에게 친숙한 배경인 서울을 소재로 유저에게 생동감 있게 다가간 것 아닌가 싶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이 마니아층에게 익숙한 점도 있지 않았을까.


Q: 인디게임페스티벌 Top3 선정을 사전에 예상했나?

김종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Top10까지만 가서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발표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도 고민이었다. 발표 컨설팅 과정에서 게임 분위기가 장점이니 어필하라는 조언을 받고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식으로 오프닝을 바꿨다.

박성필: 우리 역시 그저 무대가 멋있어서 발표를 해보고 내려오는 게 목표였고, 발표에 집중했다

이유원: 우연한 기회에 페스티벌에 신청했고, 처음에는 큰 행사인 줄도 몰랐다. 수상 욕심보다 홍보나 마케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지원했는데 Top3과 인기상을 받으면서 무척 기뻤다.


Q: 인디게임 개발의 어려운 과정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박성필: 아직 극복 못했다. 수익이 가장 큰 문제다. 게임을 내면서 수익구조를 크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유저들이 관심을 많이 갖게 돼서 이제라도 고민해야 될 것 같다.

이유원: 친구들에게 서울2033의 테스트를 부탁했을 때는 "글씨가 많다, 불편하다, 이게 무슨 게임이냐" 등의 소리를 들었다. 디자이너와 고민한 끝에 '책'이라는 느낌을 강화해보기로 했다. 글씨체를 활자처럼 바꾸고 페이지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결국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 같아 다행이다.

김종화: 내 경우는 오래 만들다 보니 멘탈 관리가 힘들었다.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단 하나만으로 기억되는 것도 유쾌하진 않다. 룸즈의 그림자를 벗어나고 싶은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이 해봤으면 하는 아쉬움 속에 만들었다. 계속 만들어온 이유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핸드메이드게임 김종화 대표

Q: 글로벌 시장 진출 상황은 어떤가?

김종화: 룸즈는 8개 언어로 번역이 끝났고, 지금은 한국,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에서 주로 매출이 나온다. 60% 정도가 해외 매출이다. 해외 리뷰 사이트에서도 많이 소개되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앞으로 구글플레이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필: 카툰크래프트는 러시아에서 50% 이상 매출이 나오다가, 인디게임페스티벌 이후 한국 매출이 급증하면서 추월했다. 앞으로 꾸준히 글로벌 타게팅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Q: 서울2033은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리더와 보이스오버 기능을 적용했는데.

이유원: 당초 예정에 없던 일이라 부끄럽다. 시각장애인 유저에게 게임 피드백을 받고,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니 스크린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장애인 커뮤니티에도 그 사실이 소개되면서 뿌듯했고 보람을 느꼈다.


Q: (박성필 대표에게) 육아 스트레스 속에서 의견 차이와 갈등을 해결한 비법은?

박성필: (아내에게)바싹 엎드려라. 아무리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도 모든 의견을 다 수용하면 된다. 카툰크래프트는 그렇게 나올 수 있었다.


Q: 구글플레이 구독형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유료게임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까?

박성필: 일반 모바일RPG에 구독 많이 하고 모니터링하는데, 우리 역시 정기적 혜택이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 게임계에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원: 주의 깊게 보는 중이고, 입점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우리 강점이라 일회성보다 구독형 모델에 적합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화: 수익이 얼마나 날지는 궁금한데, 유저들이 더 거부감 없이 즐길 창구가 많아지는 것은 시장 다양성에 정말 좋은 일이다. 서비스가 잘 됐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박성필: 차기작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저들이 당장 카툰크래프트에 더 많은 콘텐츠를 원해서 잠시 미뤘다. 당장은 카툰크래프트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다.

김종화: 15년 동안 개를 키웠는데 3년 전에 죽었다. 개를 주인공으로 스토리 기반 어드벤처 게임을 생각하고 있다.

이유원: 최근 서울2033의 확장팩을 업데이트했고,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프리퀄 게임(서울 2033:유시진)도 출시했다. 반지하게임즈는 독특한 소재와 B급 감성을 가지고 다양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성이나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Q: PC나 콘솔 플랫폼 개발 계획도 있나?

김종화: 예전보다 장벽이 내려간 분야인데, 그래서 더 문제다. 누구나 다 들어가니 경쟁도 강해졌다. 홍보를 잘 하려면 이슈가 될 만한 게임을 만들어야겠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인다면 스스로 플랫폼을 골라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성필: 전에는 PC 플랫폼도 고려했다. 그런데 지금은 육아와 살림을 하느라 PC 앞에 앉아 게임을 해볼 시간이 없다. 우리 세대가 지금 대부분 그렇지 않나 싶은데, 모바일게임만 겨우 해보는 중이라 지금은 그쪽에만 집중하려 한다.

이유원: 특별히 한 플랫폼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 게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른 플랫폼이 적합하다 싶으면 그쪽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Q: 각자의 길을 벤치마킹하려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박성필: 절대 말리고 싶다. 부부사이가 좋다면 게임 만들면 안 된다. 난 바싹 엎드렸지만 주변에서는 정말 많이 싸우더라. 수익 면에서도 그리 좋진 않다. 잘 된 사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김종화: 부부 개발자가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 전업 작가가 멸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게임도 비슷하지 않나 생각된다. 먹고 사는 일이 여기에 다 달려 있으면 오히려 절박해서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어렵지 않나 싶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가진 채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좋은 선택인 듯하다.

이유원: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하고 싶다. 반지하게임즈의 모토는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다. 투잡 생활이 힘들어도 둘 다 내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런 자신감이 있다면 추천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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