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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삶을 게임으로, 'MazM:페치카'가 풀어낸 사회적 가치

기사승인 2019.09.06  03: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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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zM(맺음)은 읽는 법부터 색다르다. 양 옆의 M이 책 페이지를 의미하고, az는 A부터 Z까지. 책을 기반으로 모든 것을 담아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다.

2016년 오즈의 마법사로 시작해 지킬앤하이드와 오페라의 유령까지, MazM 시리즈는 책과 멀어지는 시대에 고전 명작을 게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특히 작년 지킬앤하이드는 글로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며 2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후속작을 기다리는 팬이 늘어났다.

그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MazM:페치카, 러시아를 무대로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삶을 그리는 역사물이다. 2019 BIC 페스티벌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가진 자라나는씨앗 김효택 대표는 "영화나 뮤지컬에 비해 게임이 스토리텔링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뒤늦게 주목받은 위대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김효택 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부터 계획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관련 역사를 다룬 게임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독립운동가 중 최재형이라는 인물을 추천받아 살펴봤고, 다룰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최재형은 노비로 태어나 가출했다가 연해주 러시아인에게 입양됐다. 그리고 러일전쟁에서 군수업으로 거부가 된다. 스스로 편안한 삶을 즐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독립운동에 투신해 전 재산을 털어 항일운동을 벌였다.

특히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에 거의 모든 재정적 지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정부 수립 당시 초대 재무총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최재형 박물관이 세워져 있으며, 지금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한인들은 최재형의 이름을 알고 있고 그를 기리고 있다.

"보통, 역사는 단편적 사건을 통해 이해된다. 하지만 역사는 한 사람의 힘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다양한 인물들이 역사의 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국뽕 전혀 없이, 철저한 고증으로 인물 내러티브를 구상했다"

이어서 김효택 대표는 "MazM:페치카는 '국뽕'이나 민족주의적 감성으로 다룰 생각이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그 시대를 직접 살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게임의 취지다.

MazM의 전작들과 달리 사이드 탑뷰 시점을 채용한다. 인사이드나 발리언트 하츠 같은 게임처럼 드라마적인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다. 특히 원작이 따로 없어 스토리를 직접 써야 하는 점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한다.

가상의 인물 4명의 스토리를 통해 수많은 실제 인물을 다루어간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처럼 실제와 가공의 스토리가 엮이는 방식이다. 그중 중심인물의 이름이 페챠인 이유는 최재형과 아이덴티티 및 지향점을 같이 따라가기 위해서다. 최재형은 러시아에서 '페치카 최'로 불렸다.

주요 실존인물은 30여명 등장하며, 역사적 단역도 NPC 역할로 40여명 등장할 예정이다. "역사 공부하느라 힘들어 죽을 뻔했다"고 말하며 김효택 대표는 웃었다. 관련 서적을 40권 이상 읽었고, 민족문제연구소와 교수들을 직접 찾아가 검수도 거쳤다.

내러티브 중심 게임의 장점은 길어질 경우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다. MazM:페치카는 보완을 위해 보상이나 아이템 활용 메커니즘을 새롭게 설계 중이다. 밀정을 피해 달아나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을 신뢰할 것인지 선택하고, 결과에 따른 보상이 다른 이벤트와 이어지는 등 보드게임 방식의 재미를 넣으려 시도하고 있다.

* "우리 게임의 사회적 가치는 '이야기'의 힘"

"게임은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다룰 수 있다. 게임문화가 오래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원래 재미있으면 되는 것이 게임이지만, 한발 더 나아가 콘텐츠 가치를 가지게 됐다. 사회적 효과를 꾸준히 주는 영화와 드라마처럼, 게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임팩트 게임'이라는 영역을 만들고 있다."

마켓3.0은 더이상 경쟁의 시대가 아니며, 공유하고자 하는 가치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게임 속에서도 공유가치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김효택 대표의 생각이다. 소셜임팩트 게임 관련 모임을 가지면서, 메시지를 담고 싶어 하는 인디개발자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김효택 대표는 페치카의 중간 산출물을 공개하면서, "게임은 '엣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돈을 많이 쓴 상업적 게임은 모든 점에서 훌륭할 수 있지만, 인디게임은 무언가 하나라도 뾰족한 부분이 있어야 잘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엣지는 스토리텔링과 깊이 있는 고증"이라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인문학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만의 세계관을 담은 서사를 만들고, 우리만의 스토리를 좋아해주는 팬을 전세계에서 늘려가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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