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세븐’과 ‘로스트아크’로 성공적인 2018년을 보낸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 1년을 전후로 운영 문제가 불거지며 도마에 올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스마일게이트는 잇따른 공지와 사과문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말처럼 신뢰를 잃고 돌아선 유저들의 마음은 돌이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승승장구했던 두 게임이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토록 유저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일관성 없는 운영>
두 게임 모두 일관성 없는 운영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받고 있다. 에픽세븐의 경우 5성 아티팩트 ‘윈드라이더’가 논란이 됐고, 로스트아크는 최근 업데이트된 ‘재련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에픽세븐의 윈드라이더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윈드라이더는 적 처치 시 1턴 간 은신하고 다음 턴의 공격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지니는데, 인게임에서 적을 처치한 후 바로 공격력이 증가하는 버그가 존재했다. 
  
서비스 이래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다가, PvP 콘텐츠인 아레나에서 유행하는 월광 아라민타와 월광 바알&세잔에 대항하기 위해 유저들이 윈드라이더의 유용성을 발견하자마자 효과가 수정됐다.

버그를 수정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에픽세븐은 캐릭터나 아티팩트의 효과가 툴팁과 맞지 않을 경우 툴팁을 수정해왔다. 때문에 툴팁이 아닌 효과가 수정된 윈드라이더는 유저들의 불만을 유발했다. 유저들의 공략이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관성 없는 패치가 진행되며 논란이 됐다.

티어3 장비 추가와 함께 도입된 재련시스템은 그동안 로스트아크가 지향했던 게임의 방향성과 대척점에 선다. 

그동안 로스트아크는 연마로 재료만 모으면 확정적으로 아이템레벨을 올릴 수 있었는데, 3티어 장비는 2티어 장비와 달리 강화 시 각종 숨결은 물론, 우마늄, 갈라토늄 등 각종 재료가 소모된다.

문제는 재련 재료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2티어 장비의 강화 재료는 거래가 불가능하고 강화 성공률이 100%이기에 꾸준히 플레이하면 다음 콘텐츠에 언제 입성할 수 있겠다는 예측이 가능했다. 

반면, 재련은 성공 확률이 존재하고 재료의 거래가 가능해 성장 절차가 존재하지 않아 유저들 사이의 아이템레벨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재련시스템의 추가로 인해 사실상 P2W(Pay to Win)으로 게임성이 변질된 것이다.

즉, 골드가 없는 유저는 상위 콘텐츠를 즐기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시스템은 대부분의 MMORPG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로스트아크가 지향했던 방향성과 갑작스럽게 변화된 노선을 채택하면서 유저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이 밖에도 기존에 엔드콘텐츠이자 핵심 콘텐츠로 분류됐던 가디언레이드가 업데이트 한 번에 의미 없는 수준으로 전락하는 등 일관성 없는 운영이 이어지며 많은 유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유저들과의 소통 부재>
두 게임 모두 구가하고 있는 인기에 비해 유저들과의 소통이 전무하다. 게임은 출시되고 끝나는 개념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서비스업에 가깝다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스마일게이트는 낙제점에 가깝다. 
  
에픽세븐은 지난달 ‘에픽세븐 페스타’를 개최하며 유저들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는 있었다. 에픽세븐 페스타는 정식출시 이후 약 10개월 만에 열린 유저와 개발사가 만나는 첫 행사로 개최 전부터 많은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첫 만남인 만큼 향후 서비스 계획과 개선 방향 등 게임의 방향성과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에 대해 속 시원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질의응답은 사전에 선별된 질문으로 꾸려졌으며, ‘유나 엔진에 대한 소개’, ‘아이테르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등 유저들이 기대하지 않던 사항에 대한 답변만 이어지며 불만과 실망감을 남긴 채 10분 만에 마무리됐다. 

여기에 페스타 이후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국내와 해외 매출을 퍼센트로 비교하면서 언급하는 등 부주의한 발언이 이어지며 커뮤니티에서 국내 유저에 대한 홀대론이 번지는 등 잘못된 소통으로 신뢰를 잃었다.

에픽세븐이 유저들과 소통하려는 시도라도 있었다면, 로스트아크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등 대다수의 PC MMORPG가 유저 간담회를 통해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로스트아크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게임이기에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최소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라도 마련해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라도 보일 필요가 있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공식 홈페이지의 FAQ 항목을 제외하면 유저들이 직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공허한 외침만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회사지만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것이 유저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불통 운영은 자멸의 지름길이다. 이를 대변하듯 한때 15%에 육박했던 로스트아크의 PC방 점유율은 어느새 1.29%(8일 기준)로 수직 하락한 상태다.
  
이렇듯 지난해만 하더라도 스마일게이트를 이끌었던 두 게임은 미숙한 운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두 게임이 거두고 있는 사업적 성과는 상당하다. 에픽세븐은 매출 비중의 40%가 미국에서 나올 정도로 북미 지역에서 성과를 거뒀으며,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로스트아크 역시, 러시아, 일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입지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통 운영이 이어진다면 추후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해 유저들이 신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국내 유저의 신뢰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유저를 상대로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운영 미숙으로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돌아선 유저들의 신뢰를 다시 쌓아올리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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