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E3를 앞두고 자체 행사에서 ‘피파20’의 한글화를 결정했다.
  
그동안 피파시리즈는 ‘피파10’ 이후 공식적으로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한글 패치를 제작하는 등(PC버전의 경우)의 불편함이 있었으며, 커리어모드나 더 저니(The Journey) 같은 특정 콘텐츠에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EA가 약 10년 만에 피파시리즈의 한글화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수많은 축구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피파20 한글화 결정과 함께 이슈가 된 것은 넥슨의 ‘피파온라인4’다. EA와 넥슨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서비스했던 ‘피파온라인3’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정식서비스 중인 피파온라인4까지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EA의 피파20 한글화 결정은 자연스럽게 국내에서 피파온라인4와 경쟁구도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저들은 보다 최신의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사용한 피파20이 피파온라인4에 비해 게임성 측면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당한 의견이다. 피파온라인4는 온라인게임이다 보니 보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피파시리즈에 비해 요구 사양이 낮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피파시리즈에 비해 퀄리티 측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한 피파시리즈는 싱글 콘텐츠 역시 커리어모드, 더 저니, 챔피언스 리그, 여자 월드컵 등 다양한 구성으로 볼륨이 상당한 편이다. 반면, 피파온라인4는 서비스되는 플랫폼의 특성상 대전 기반의 콘텐츠 위주로 비교적 단조롭게 구성되어 있다.
  
즉, 피파시리즈는 피파온라인4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구성과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볼륨의 PvE 콘텐츠를 지니고 있는 만큼, 보다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피파시리즈의 경우 요구사양으로 인해 집에서 PC로 즐기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 밖에도 피파시리즈와 피파온라인4 모두 상대와 경쟁을 펼치는 멀티플레이가 핵심이 되는데, 피파시리즈의 경우 PC에 비해 콘솔 유저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는 경매장에 등록되는 선수 카드의 매물 수량만 비교해 보더라도 직관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결국 원활한 멀티플레이를 즐기려면 콘솔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피파시리즈 유저들이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콘솔인 PS4의 가격은 40만원 이상으로 단순히 피파시리즈를 즐기기 위해 구매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서버 역시 잠재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피파시리즈의 경우 별도의 한국 서버가 존재하지 않아 소위 말하는 키렉은 물론, 딜레이가 발생해 멀티플레이에서 상당한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대전 기반의 멀티플레이는 미세한 초단위의 반응속도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동안 피파시리즈를 즐겨왔던 유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VPN을 구매해서 플레이하는 등의 불편을 겪어 왔다.
  
EA가 피파20의 한글화를 확정한 것은 맞지만 한국 서버를 개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닌 만큼, 서버 여부에 따라 유저들이 체감하는 게임성이 상당 부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파시리즈와 피파온라인4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부분인 라인업을 꾸리는 과정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피파시리즈와 피파온라인4 모두 카드뽑기로 선수를 획득하는데, 매년 시리즈 신작이 나올 때마다 새로 선수를 획득해야 하는 피파시리즈는 유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등 소위 말하는 대장 카드는 물론, 추후 추가되는 각종 클래스의 선수들 역시 일정 수준의 과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음 시리즈가 출시될 때까지 사용해보지 못하는 유저들도 존재한다.
  
반면, 피파온라인4는 한 번 획득한 선수를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선수 카드의 획득 난이도 자체가 피파시리즈에 비해 쉽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강화시스템으로 인해 밸런스 측면에서 피파시리즈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렇듯 피파시리즈와 피파온라인4는 저마다의 강점을 바탕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게임의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했을때 피파온라인4 유저가 피파시리즈로 급격하게 이탈하는 등의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피파20의 한글화는 분명 국내 유저들에게 새로운 축구게임의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피파20과 피파온라인4가 상호경쟁을 통해 유저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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