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화 된 모바일 시장에서 4년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며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표 장수게임으로 평가받는 서머너즈워를 비롯해 드래곤플라이트, 세븐나이츠 등이 존재하지만 이런 게임들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넷마블의 액션RPG ‘마블퓨처파이트’는 지난 4월 서비스 4주년을 맞이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블IP(지식재산권) 기반의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넷마블의 대표 타이틀이다.
  
마블퓨처파이트는 4주년과 동시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으며, 마블의 신작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마다 큰 폭으로 순위가 상승하며 넷마블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게볼루션에 따르면,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 업데이트 이후 미국에서 매출순위가 50단계 이상 상승했으며, 국내에서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7위(15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쟁쟁한 신작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이 MMORPG와 수집형RPG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액션RPG에 대한 유저들의 수요가 상당히 줄어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블퓨처파이트는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마블퓨처파이트가 4년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마블IP의 힘이다. 

영화 퍼스트어벤져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캐릭터들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IP로 자리매김했고, MCU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마블퓨처파이트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유저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물론, 마블퓨처파이트의 성공을 단순히 마블IP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마블IP를 활용한 여러 장르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었지만, 마블퓨처파이트를 제외하면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꽤나 명확하게 드러난다. 마블퓨처파이트는 타 마블IP 기반의 게임과 달리 MCU 영화에 출연한 캐릭터의 경우, 해당 캐릭터를 영화에서 배역을 맡았던 배우로 모델링을 하거나 유니폼(일종의 코스튬)을 통해 특정 영화에서 등장한 모습 그대로를 만나볼 수 있다.
  
즉,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마블코믹스 기반이 아닌 영화에 등장한 배우의 모습을 모델링한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마블에서 개봉한 신작 영화나 방영 중인 드라마, 신간 코믹스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추가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마블 팬들에게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한 케이팝(K-pop) 스타에서 슈퍼 히어로가 된 한국인 캐릭터 ‘루나 스노우’나 한국에서 태어난 캡틴 아메리카의 딸 ‘샤론 로저스’ 등 마블퓨처파이트만의 독창적인 캐릭터 추가 역시 게임의 주목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특히, 샤론 로저스는 마블퓨처파이트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코믹스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루나 스노우 역시 마블코믹스 메인 유니버스의 이벤트인 ‘워 오브 더 렐름(War of the realms)’의 타이인 시리즈 중 하나인 ‘뉴 에이전트 오브 아틀라스(New Agent Of Atlas)’에 등장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역시 상당한 강점이 되는 부분이다. 출시된 지 4년이 지난 게임이지만, 각 캐릭터의 스킬 연출이나 모델링의 수준이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한 모습이 아니다.
  
특히,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 업데이트를 기념해 살찐 토르의 모습을 유니폼으로 출시하는 등 영화나 코믹스에서 드러난 특정 캐릭터의 특징을 각종 스킬을 통해 구현하면서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더했다.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롱런의 원인을 살펴보자면, 균형 잡힌 수동조작과 자동조작의 밸런스가 눈에 띈다.

마블퓨처파이트에는 요일 임무, 특수 임무, 월드 보스, 거대 보스 레이드, 얼라이언스 배틀 등 지난 4년간 축적된 수많은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처럼 쌓여 있는 콘텐츠의 분량이 상당할 경우, 자칫 유저들이 하루 동안 플레이해야 하는 양이 많아 게임을 숙제처럼 느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마블퓨처파이트는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자동 반복 전투를 지원하거나 소탕권을 통해 빠르게 임무를 완료할 수 있다. PvP나 PvE 등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자동으로 반복 기능이 제공되기 때문에 유저들은 한두 번의 터치로 하루 플레이해야 할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다.
  
대신 수동조작의 중요성은 엔드콘텐츠에서 드러난다. 얼티밋 월드보스나 거대보스 레이드, 섀도우랜드 등은 직접 조작하지 않을 경우, 클리어가 어렵거나 고득점을 획득하기 어려운 편이다.
  
결과적으로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단순한 반복작업의 경우 자동조작의 효율을 높여 유저들의 불편함을 덜어냈으며, 엔드콘텐츠 수준에서 수동조작의 메리트를 통해 보는 게임이 아닌 하는 게임의 재미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방식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장르를 불문한 대부분의 신작들과 비슷한 방향성이다.
  
이렇듯 마블퓨처파이트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면서 트렌드를 갖춰왔고, 단순히 마블IP의 힘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는 등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캐릭터 간 밸런스의 문제가 붉어지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의 노하우를 발휘한다면 한층 더 롱런할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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