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첫 자체 중계한 2019 LCK 스프링이 SK텔레콤 T1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롤파크에서 진행된 라이엇게임즈의 자체중계는 선수들의 이적만큼이나 파격적이었다. 중계를 전담해온 OGN, 스포티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진행한데 이어, 우리은행이 LCK 첫 금융권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롤파크’로 변화한 LCK 방송 퀄리티였다. 전용준, 성승헌 캐스터와 김동준, 이현우, 강승현 해설 등 기존 해설진이 대거 참여했으며, OGN의 영상미와 스포티비의 데이터 분석, 통계 등의 퀄리티 계승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LCK 방송 제작을 담당한 라이엇게임즈 이민호 방송 총괄은 “OGN, 스포티비에 이어 라이엇게임즈도 수준 높은 중계와 함께 다양한 스포츠적 연출을 시도할 생각이다”라며 “IP를 보유한 개발사라는 특징을 살려 게임과 방송, 중계 현장이 통합된 연출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 16일, SK텔레콤 T1과 진에어 그린윙스의 경기로 막을 올린 LCK 무대는 기대 이상었다. 롤파크 아레나 내부 조명과 사운드는 경기에 따라 변화했으며, 콜로세움을 연상케 하는 원형 경기장은 어떤 좌석에 앉더라도 넓은 시야각을 보장했다. 특히, LCK 최초로 오픈 부스를 채택해, 현장을 방문한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카메라 연출이다. 대기실과 무대를 잇는 터널은 선수들의 입장 장면으로 활용됐으며, 신설된 코치 박스는 결정적인 순간 감독과 코치진들의 리액션 장면을 담아 주요 스포츠에 어울리는 연출을 갖추도록 노력했다. 

온라인 중계는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보다 과거 OGN, 스포티비의 진행에 라이엇게임즈만의 색채를 녹여내는 식으로 구성됐다.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는 오프닝 영상을 비롯해, 밴픽 연출 등을 유지하는 선에서 프로게이머 출신인 매드라이프, 캡틴잭이 참여한 분석데스크 등 스포츠 방송으로서 깊이를 더할 콘텐츠도 추가됐다.

또한 경기 화면의 구성에 선수들의 얼굴이 추가됐고 오브젝트와 억제기 생성 타이밍, 내셔 남작 버프 동안 벌어들인 골드량 표기 등 화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량도 대폭 보강했다. 물론 한타 과정을 리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정작 라이브 상황을 놓치는 장면도 있었지만 옵저빙의 수준은 리그 초반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경기장과 방송 구성, 개선된 옵저빙에 비해, 리그 초반 구설수에 오른 카메라 구도와 관전 버그 등의 문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진에어 그린윙즈의 밴픽 전략을 담은 수첩이 클로즈업되거나, 몇 주간 계속된 관전 버그는 해설진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자아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리그 초반 몇몇 문제들이 두드러져 보였던 것은 사실이나 앞으로 발전을 기대할만한 부분 역시 뚜렷하다. 실제로 카메라 이슈 관련으로 라이엇게임즈는 한상용 감독에게 직접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글로벌 규모로 문제 됐던 관전 버그 역시 수정돼, 자연스러운 관람을 가능케 했다. 

물론 라이엇게임즈의 첫 자체 중계를 다소 아쉽게 바라볼 팬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 년간 리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OGN과 스포티비의 방송 퀄리티는 e스포츠 방송 매체 중 최고의 수준을 자랑했다. 게다가 직관 유저보다 온라인 시청자가 많다 보니 단점을 지켜본 유저 역시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라는 말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새로운 경기장에서 첫 자체 중계를 통해, 수많은 명경기가 연출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라이엇게임즈는 2019 LCK 스프링으로 리그 운영매체로서 충분히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향후 진행될 승강전과 MSI를 거쳐, 라이엇게임즈의 두 번째 LCK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팬들의 시선은 롤파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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