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대 대표의 회사로 알려진 시프트업이 트리플A급 콘솔게임 ‘프로젝트: 이브’ 개발을 발표했다.

그동안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시도'의 관점에서 비판 여론이 많았는데, 시프트업의 이번 발표는 유저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김형태 대표는 “프로젝트: 이브는 싱글플레이 기반의 액션게임인 만큼, 다른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볼 수 없는 19금(禁) 액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19금 액션을 강조한 이유는 선정성보다 액션 표현의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이브에는 김 대표를 포함해 이동기 프로그램 총괄, 이창민 원화 총괄, 이충엽 FX총괄 등 과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핵심 개발자들과 콘솔게임 경험을 보유한 이주환 프로듀서가 참여하면서 게임의 퀄리티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블레이드앤소울의 서비스는 PC방 컴퓨터의 사양을 끌어올려야 할 정도로 수준 높은 그래픽을 선보였던 만큼, 개발 중인 프로젝트: 이브 역시 게임 시장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트리플A급 게임을 지향하는 만큼, 개발 환경도 조성되어 있는 모습이다. 시프트업은 ‘3D 스캔 시스템’을 비롯해 ‘퍼포먼스 캡처 시스템’ 등 트리플A급 게임을 위한 독립 스튜디오인 ‘세컨드 이브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해당 기술 자체가 혁신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부 자원만으로 스튜디오에서 곧바로 작업이 가능한 만큼 트리플A급 타이틀의 퀄리티와 제작 속도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 못지않게 콘솔게임 시장 역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역시 “시프트업에서 트리플A급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이 건방진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시도하지 않는다면, 같은 게임을 반복해서 만드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라고 개발 동기를 설명한 것처럼, 아직 국내에서 콘솔게임 개발은 글로벌 게임회사들에 비해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콘솔게임의 경우 유저층이 게임 완성도에 대한 기대치가 타 게임에 비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수많은 콘솔게임이 출시되었지만, 흥행작으로 이름을 남긴 게임의 라인업을 보면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2018년 최다 GOTY(Game of the year)를 수상한 ‘갓오브워4’를 필두로 ‘레드데드리뎀션2’, ‘스파이더맨’ 등 어느 게임 하나 부연 설명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폴아웃 76’이나 ‘배틀필드V’처럼 이전 시리즈의 흥행과 별개로 게임성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존재하며, ‘앤썸’같이 트리플A급 게임을 지향했지만 최적화나 단순반복이 주가 되는 미션 등 게임성의 문제로 인해 실패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토리와 세계관 역시 흥행에 중요한 부분이다. 프로젝트: 이브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표방하는데, 콘솔 장르에서 해당 세계관은 ‘폴아웃 시리즈’, ‘호라이즌 제로 던’, ‘니어:오토마타’, ‘메트로 시리즈’ 등의 다양한 게임에서 활용되는 등 상당히 진부한 세계관이다. 즉,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단순히 성공 사례가 많았던 소재라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이브만의 주제 의식을 담아내고 유저들이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출시 시기를 고려한 플랫폼 선택도 중요하다. 프로젝트: 이브의 출시 시기는 현재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직 개발 초기임을 고려해 보면 출시까지 최소 몇 년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콘솔의 주요 플랫폼은 플레이스테이션4(PS4)인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가 약 5~6년을 주기로 새로운 기종을 출시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조만간 PS5의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기술력과 기존 및 신규 플랫폼 모두에서 안정적으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콘솔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도전적일 수밖에 없는 시장이고,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특히, 베데스다나 EA처럼 콘솔게임 개발의 잔뼈가 굵은 회사들도 실패의 경험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새롭게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든 시프트업의 성공 확률을 높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직 프로젝트: 이브가 개발자를 모집하는 초기 단계이기 에 흥행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무리라고 볼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트리플A급 콘솔게임 개발이라는 다소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 시프트업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며 새로운 출발에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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