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전투가 존재하지만 수동전투에 메리트를 주었고, 유저의 선택으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어찌 보면 트렌드에 역행한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면 과거 PC MMORPG의 방향성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MMORPG는 이제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온라인게임 수준의 콘텐츠와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넥슨의 트라하의 이야기다. 

트라하는 자동조작 보다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하루에 잠깐이라고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요구한다. 수동조작의 재미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동전투도 지원하지만 경험치를 차등분배 하며 게임이 지향하는 바를 어필한다.
  
트라하의 이 같은 방향성은 전투시스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트라하는 ‘인피니티 클래스’ 전투시스템을 활용하는데,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 무기를 사용한다. 물론, 이 같은 방식이 트라하에서 처음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모바일 MMORPG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방식인 만큼 다소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 

직업 선택부터 유저들에게 자유도를 주고, 향후 특정 직업을 선택하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캐릭터는 체형에 따라 3가지의 무기를 선택해서 사용하고, 각각의 무기는 콘텐츠마다 다른 효율을 지닌다. 때문에 유저는 콘텐츠에 따라 선택적으로 무기를 변경해 개성 있는 전투를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스킬은 종류에 따라 딜러, 힐러 등의 역할에 맞춰진다. 공격, 치명타, 관통, 힐량 등으로 구성된 ‘패시브스킬’과 공격, 방어, 지원으로 구성된 ‘특성’ 역시 캐릭터의 특색을 강화한다. 무기에 맞는 스킬이 존재하며 선택에 따라 공격/지원, 하이브리드 등의 캐릭터 육성이 가능해진다.
  
사실 지금까지의 설명만 놓고 보면,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무기 사용 방식 외에 큰 차이점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트라하의 차별화 요소는 수동조작에서 얻을 수 있는 메리트에 있다.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상 트라하 역시 자동전투 기능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특정 스킬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에 차이를 두어 선택을 요한다. ‘차지스킬’이나 ‘타이밍스킬’, ‘홀드스킬’ 등 수동조작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스킬을 활용할 경우, 최대 3배 이상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다. 

단순히 조작의 재미를 살리거나 어설픈 보상 지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유저가 수동조작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메리트로 자연스럽게 수동조작을 유도한다.
  
전문기술 역시 전투시스템과 비슷한 기조다. 전문기술은 ‘공예’, ‘요리’, ‘대장’, ‘고고학’으로 구분된다. 공예는 채집을 통해 재료나 악세서리, 비약을 제조할 수 있으며, 레벨이 높아지면 천이나 가죽 계열의 의상 제작이 가능하다.
  
요리는 낚시로 얻은 물고기나 사냥 재료로 획득한 아이템을 요리해 전투에 도움을 주는 버프를 획득할 수 있으며, 대장은 광석으로 무기를 만들고 금속 의상, 삽, 강화재료 등 대장장이가 만들법한 도구를 제작할 수 있다. 고고학은 탐사를 통해 각종 강화재료를 만든다.
  
각 전문기술의 수집물은 한 번의 터치로 획득이 가능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다만, 수동조작을 활용하면 그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특히, 전문기술마다 타이밍에 맞춰 탭을 하거나, 여러 개의 문양 중 똑같은 것을 고르는 등 일종의 미니게임 방식이 도입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 단축과 더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성장방식은 유저의 선택이 강조된 비선형 구조를 취한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어느 정도 따라가지만, ‘경험치’와 ‘골드’, ‘아이템상자’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퀘스트를 유저가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험치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특정 미션을 수행할 경우, 일반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의 약 20배에 준하는 보상을 획득한다. 만약, 스토리 진행 중 장비가 필요할 경우는 장비 보상 퀘스트를, 빠른 성장을 원하는 유저는 경험치 퀘스트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던전시스템은 일반 모바일 MMORPG와 비슷한 형태로 수동조작이 구현됐다. 던전을 솔로, 파티, 공격대던전으로 구성되며, 난이도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던전의 경우 입장 전 탱커, 힐러, 딜러로 역할을 미리 정해놓고 매칭할 수 있기 때문에, RPG 본연의 재미인 역할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던전의 클리어 보상으로 공격력이나 방어력, 특수 능력치(특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데미지를 주는 등)를 증가시켜주는 ‘정령카드’와 ‘소환수’, ‘펫’, ‘탈것’ 등 만렙 이후 캐릭터의 성장과 관련된 아이템을 지급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반복적인 도전이 필요한 엔드 콘텐츠가 될 예정이다. 던전은 난도가 높을수록 좋은 보상을 제공하는데, 바닥을 피하는 등의 패턴이 존재하는 만큼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수동조작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트라하는 몇 번의 터치로 이뤄지는 성장이 아닌, 유저의 선택과 조작이 강조된 PC MMORPG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했다. 편의성이란 이름 아래 모바일 MMORPG의 게임성이 획일화되고 있는 가운데, 넥슨의 트라하는 PC MMORPG의 방향성으로 한단계 진화한 게임성과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