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회장이 돌연 회사 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게임계가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매물 대상은 김정주 회장이 보유한 NXC 회사 지분이지만 사실상 핵심기업인 넥슨과 관련된 지분을 확보하려는 국내외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와 게임 시장의 거물인 넷마블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후 과정과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카카오와 넷마블은 넥슨 인수를 통해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명확한 계획을 알 수 없지만 현재의 사업 방향성과 계획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카카오는 넥슨 인수로 게임 사업부의 강화와 플랫폼-게임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사실 카카오는 독자 게임 사업부인 카카오게임즈를 가지고 있지만 이름값만큼 파격적인 성공은 가져가지 못했다. 온라인 라인업으로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를 존재하는데 검은사막은 다음(DAUM)에서, 배틀그라운드는 성공 이후 확보한 프로젝트다.

특히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적을 보면 캐주얼게임은 프렌즈 IP로 점령했으나 대규모 게임이나 매출 측면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때문에 넥슨 IP를 확보해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의 연계나 기존 프렌즈 게임들에 넥슨 IP 연계 등으로 돌파구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넓게는 카카오톡과 넥슨 고유의 커뮤니티 연계를 도모할 수 있다. 넥슨은 현재 다양한 게임들의 커뮤니티들이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다. 유저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상품인 넥슨캐시를 두고 이벤트들을 연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넥슨캐시를 카카오 초코 등과 연동하고 이를 카카오톡 등에 활용한다면 효과는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은 순수하게 게임 사업 확장을 위해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넷마블은 국내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는데, 성장의 한계가 점차 다가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최근 해외 기업들의 적극적인 인수 합병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만큼 넥슨 인수를 통해 게임의 흥행과 회사의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그림이 대략적으로 그려진다.

이미 넷마블은 엔씨 등과의 협업으로 타사 IP의 모바일 활용법과 관련된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했다. 넥슨 IP가 여기에 더해질 경우 넷마블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의 최상위권을 노려볼만 하다. 넥슨 또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넷마블의 바람을 타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있어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카카오와 넷마블 모두 과거 넥슨과 악연으로 이어져 있다. 2011년 당시 서든어택을 퍼블리싱하고 있는 넷마블과 넥슨이 계약 연장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다양한 이슈가 있었고 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인 당시 CJ 인터넷 남궁훈 대표가 경질되는 수순에 이르렀다. 넷마블은 이후 방준혁 의장의 복귀와 체질 개선을 선언, 모바일에 전력투구를 이어가며 뼈를 깎는 고통을 경험한 이력이 있다.

때문에 이번 넥슨 인수전이 양쪽 모두 넥슨을 향한 복수전 혹은 서든어택 재확보를 위한 염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 만큼 넥슨의 게임 IP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중요도를 따질 수가 없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는 반증이 되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와 넷마블의 넥슨 인수전과 관련해 어느 곳이 결정되든지 나쁘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최고의 인기게임 중 하나로 텐센트는 넥슨에 연 1조가량을 로열티비로 지불한다. 만약 지분투자가 이뤄진 카카오와 넷마블 중 하나로 넥슨 인수가 결정되면 로열티를 아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간접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넥슨 매각과 관련된 예비 입찰은 2월21일로 잠정 예고됐다. 만약 매각과 인수가 결정되면 그 자체로 게임 시장의 지각 변동은 피할 수 없다. 과연 어떤 기업이 넥슨의 최종 주인으로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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