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의 '플레이어 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하락세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스팀 얼리엑세스로 시작해 단기간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은 슈팅게임이다. 이전까지 가능성만 보였던 배틀로얄 장르를 본격적으로 흥행시키며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게임으로 떠올랐고 스팀의 각종 접속자 기록 등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게임에 등극했다.

하지만 정식서비스 1주년을 맞이하기도 전에 위기가 찾아왔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과 사용자 경험을 높이지 못하는 게임 환경, 핵 사용자 급증 등으로 이탈 유저가 꾸준히 늘어났다. 결국 스팀 플랫폼에서 한때 320만 동시접속자를 넘었던 유저수는 10월 90만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90만이란 숫자가 적다고 볼 수 없지만 전성기 기록으로 보았을 때 지금의 성적은 다소 초라하다. 연초부터 이어진 다수의 후속 조치와 콘텐츠 확충으로 인해 위상을 회복하며 부활 가능성이 언급되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1년간 펍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콘텐츠의 양적 크기를 늘리는데 주력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힘썼다. 기존 에란겔과 다른 경험을 주는 사막맵 미라마를 비롯해 빠른 환경을 지원하는 사녹까지 유저들의 선택지는 늘어났고 훈련소, 랭크게임과 같은 유저 편의도 확충했다. 

하지만 패치마다 발생하는 버그 문제와 순탄치 못한 환경,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핵이 배틀그라운드를 가로 막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이유들로 게임을 떠난 유저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작은 게임으로 시작해 이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히트작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진행되는 업데이트와 버그 패치는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게임이 확장될수록 게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과 콘텐츠 확충, 이용자 경험 확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흘러가야 되는데 현재 진행되는 서비스들은 여전히 각각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유행하는 인기게임들의 패치 성향을 보면 1년 혹은 반기 시즌으로 나누거나 e스포츠를 기준으로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얼리엑세스 단계와 지금의 서비스를 비교해 봤을 때 결과론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유저와의 소통 역시 부족하다. 게임 초반만 해도 배틀그라운드는 공식카페에서 유저과의 소통 문화를 자랑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일방적인 콘텐츠 확충에 급급하고 버그 해결에 허덕이는 개발팀의 모습만 남았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신뢰를 잃었고 떠나간 유저는 다른 배틀로얄 게임이나 다른 장르로 이동하면서 배틀그라운드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단편적으로 지난 서버 지역선택 기능 삭제와 관련된 패치는 유저 공감대 없이 진행되면서 논란만 가중됐다. 근본적인 패치 이유는 사용자 지역을 자동으로 판단해 매칭을 지원한다는 업데이트였지만 소통 없이 진행된 패치에 다른 지역으로 납치되는 유저와 늘어난 핑 등의 버그로 불만이 연계되어 터져 나왔고 펍지는 뒤늦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들을 진행했다.


지금 배틀그라운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게임의 기준을 세우고 문제점들을 해결, 유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콘텐츠 확충이나 환경 개선 등 한 가지를 결정해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차근차근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펍지가 지난 8월부터 대대적으로 시작한 픽스 펍지 캠페인은 좋은 출발로 보인다. 10월말까지 클라이언트 퍼포먼스와 서버 퍼포먼스 등 게임 콘텐츠를 제외한 전반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고 최적화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것이 펍지의 계획이다. 

뒤늦게 시작한 문제 해결 접근법은 나쁘지 않지만 유저들이 기다려줄지는 미지수다. 10월에 상륙하는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와 11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서는 포트나이트 등의 경쟁자가 배틀그라운드를 위협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은 여전히 게임을 즐기고 사랑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다수의 게임들이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거나 성공한 경우가 있기에 배틀그라운드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배틀그라운드가 지금의 하락세와 위기를 돌파하고 과거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는 조금 더 긴밀한 움직임과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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