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MMORPG 장르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발달하면서 고품질의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MMORPG가 자연스럽게 눈길을 사로잡았고, ‘검은사막 모바일’이나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의 게임들이 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MMORPG 장르 이외의 게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바탕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MMORPG의 아성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인 형국이다.

이처럼 고품질의 3D 그래픽을 활용한 MMORPG가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최고급 2D 그래픽을 지향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에픽세븐의 개발사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공동대표는 “2D 게임의 정점을 찍겠다는 목표로 에픽세븐을 개발했다. 개발 초기 목표로 했던 퀄리티를 달성하기 위해 타협하지 않았던 만큼, 자신감이 있다.”라며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2D 그래픽을 활용할 경우 3D에 비해 늘어나는 작업량이나, 2D 특유의 움직임 혹은 세밀한 표현을 하는데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등 애로사항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2D 그래픽은 확실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3D에서 느낄 수 없는 2D만의 ‘레트로’ 감성인데, 이는 2D 대표 게임인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처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으로 드러날 수 있다.

에픽세븐은 2D 그래픽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 하나의 R&D 과정에 약 5개월가량 시간을 들였다. 또한 스토리 진행 및 전투신에 풀 애니메이션을 도입해, 일반적인 2D 턴제 RPG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퀄리티 높은 연출을 구현했다.

에픽세븐이 이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YUNA 엔진’에 있다.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자체 개발한 YUNA 엔진은 2D 아트 제작에 특화된 툴로, 4K 해상도에서 평균 로딩 시간 1초 미만의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에픽세븐은 YUNA 엔진을 활용한 수준 높은 2D 그래픽의 구현과 더불어 게임의 뛰어난 최적화를 이뤄내면서, 저사양 기기를 사용하거나 네트워크 취약 지점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저변을 마련했다.

수준 높은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 역시 강점이다. ‘드래곤네스트’, ‘테일즈위버’, ‘창세기전’ 등 국내 여러 유명 게임의 개발에 참여했던 작가진이 스토리를 구성했으며, 단순히 메인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마다 고유의 시나리오를 비롯해 외전 시나리오까지 폭넓은 세계관을 구성했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2D 전략 게임을 보면,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 드러나듯 원작 IP(지식 재산권)의 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체 개발 IP인 에픽세븐의 경우 등장하는 캐릭터의 매력이나 스토리가 유저들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한다면, 다소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다만 이미 검증된 능력을 보유한 시나리오 작가진을 갖췄고, 적극적인 시장 조사 및 유저들에게 스토리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다방면으로 해당 문제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할만한 부분은 존재한다.

스마일게이트는 그동안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선보인 행보에 비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에픽세븐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지켜볼 만하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